최근 ET(Environmental Technology)가 BT·IT·NT·CT 등과 함께 미래사회를 위한 중요한 핵심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 기술들은 서로 융합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ET와 IT 융합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대부분 환경문제의 시작은 인구증가에서 온다. 인구증가가 수반하는 과잉이용, 도시화, 성장위주의 국가관리 등이 환경문제의 기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인구의 공간적인 분포는 환경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인구밀도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환경문제는 미국이나 유럽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나라는 1㎢ 당 인구가 약 460명으로 ㎢당 230명인 독일의 약 2배, 25명/㎢인 미국에 비해서는 18배가 넘는 인구밀도를 보이는 ‘고밀도사회’다. 따라서 우리나라 환경문제는 비교적 저밀도국가인 미국·캐나다·유럽 등의 환경문제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지역적으로도 심하게 편중된 인구분포를 보이고 있다. 1㎢당 1만6000여명의 인구밀도를 보이는 서울을 비롯해 도시에 우리나라 인구 85%가 집중돼 있다. 인구분포도를 GIS로 도면화해 보면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 주변으로 인구가 집중돼 있다. 이러한 인구의 지역적 편중현상 또한 우리나라 환경문제의 고유한 특성이라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산악형태인 우리나라는 지형상 이용 가능한 면적이 제한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저지대 및 계곡위주로 모든 이용형태가 집중되면서 환경문제도 공간적으로 집중돼 발생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환경문제는 인구 집중화에 따른 자연환경 이용과 연계해 그 해결책이 강구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환경에 대한 공간정보가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함은 물론이다. 즉, 공간정보를 다루는 원격탐사(RS)·GIS·GPS 등이 통합된 지리정보공학기술(지오매틱스)이 우리나라 특유의 환경문제와 접목될 때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한국형 환경관리기술(ET)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NGIS사업을 통해 2차원적 디지털 환경정보 구축단계를 넘어 이제는 1대5000 축척규모의 3차원 정밀디지털정보를 구축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3차원 정밀디지털정보화는 기존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공위성이나 항공사진 등으로 직접탐지에 의해 이루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 1m급의 다중분광탐지시스템을 갖춘 아리랑2호 발사 성공 이후 한반도지리정보시스템구축·자연 및 환경감시·재난 및 재해지역탐지·농림어업자원정보제공을 위한 고해상도 다중분광 위성영상이 제공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부터는 고해상도 위성영상자료를 이용해 인간의 자원이용이 환경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정밀하게 분석돼야 한다. 30m급 이하의 중저해상도만 확보가 가능한 시기에는 위성영상을 이용한 환경 및 생태분석이 지역단위 이상에서만 가능했고 정밀한 환경생태분석은 표본점 단위로 이루어지는 생태계 연구를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원화된 연구분석체계로서는 일정지역에서의 인간활동과 자연환경과의 역학관계를 구명할 수 없었다. 최근 지구를 탐지하는 기술이 고해상도·다중분광·3차원으로 고도화되면서 표본점단위로 이루어졌던 생태분석체계와 연계시키는 학문연구가 활발하다. 위성생태학(Satellite Ecology)·사진생태수치분석학(Photo-ecometrics) 등의 새로운 학문도 등장했다.
이런 원격탐사와 생태학의 융합기술은 인구 및 환경이용의 집중화라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토대를 제공한다. NGIS·아리랑2호 등과 같은 우리의 IT가 환경문제와 접목될 때 국제경쟁력을 갖는 고도화된 한국형의 융합 환경관리기술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이우균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고려대 환경GIS/RS연구센터장) leewk@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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