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제품 개발자가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자기가 만든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다. 그리고 제품에 만족해 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접하는 순간이다.
7년 전, 임베디드 엔지니어로 첫발을 내디딘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버스 옆 자리에 앉은 승객의 손에 낯익은 제품이 쥐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내가 6개월 동안 참가했던 프로젝트에서 탄생시킨 신제품이었다. 그때의 감격과 뿌듯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IT 분야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제품은 엔지니어들이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밤새워 개발했던 제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소멸하거나 시장에 진입조차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따라서 상용화될 수 있는 제품,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는 제품을 탄생시키는 것이야말로 개발자들의 가장 큰 목표이자 부담이라 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까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상황과 관련 기술을 반영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시나리오를 변경하고, 이에 따른 하드웨어 설계에서부터 애플리케이션 작업, 시뮬레이션까지의 모든 단계를 수없이 반복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발과 양산 일정을 차질없이 맞추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라 할 수 있다.
오는 25일 TV타임머신 기능을 갖춘 신개념의 모바일 단말기 ‘UPOP’의 양산을 앞두고 매일 새벽 세 시가 넘어 퇴근을 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도 출근하면서 제품 개발 막바지 작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과 약속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제품을 기다리는 소비자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모바일 사업부원들은 사활을 걸고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양산일이 임박해오면서 5년 전 생애 첫 프로젝트에 참가했을 때보다 더한 설렘과 기대감이 생긴다. 가끔은 개발의 어려움과 빠듯한 일정 속에서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나의 혼과 열정이 담긴 제품이 완성품의 모습으로 소비자의 손에 들려 있을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도 힘껏 힘을 낸다. 몇 달 후 버스나 지하철 어디를 가든 학생들의 손에 ‘UPOP’이 들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유영갑 가온미디어 모바일 개발팀 선임 ygyoo@kaon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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