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의 회오리에 휩싸인 각 정부부처 공무원들은 일요일인 13일에도 대부분 나와 개편 향방과 이후 준비 작업에 몰두했다. 기능이 확대될 산업자원부와 문화관광부 직원들은 활력이 넘치는 반면, 해체 위기인 정보통신부 직원들은 일손이 잡히지 않는 표정이 뚜렷했다.
◇산자부, 향후 일정 점검에 분주=이명박 정부의 ‘사령탑’을 맡을 산업자원부 소속 공무원들은 14일 오전 열릴 1급 공무원 회의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인수위가 이날 당선인에게 보고한 ‘155개 국정 추진 과제’ 내용을 점검하고 향후 일정과 최종 조직개편 방향에 대비했다. 특히 산업기술과 에너지 분야 공무원들은 거의 모두 출근했다. 산자부는 다만 정통부의 통신산업정책 흡수와 같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치밀히 준비하되 드러내놓고 움직이는 모습은 비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정통부, 허탈감 속 일말의 기대감=정통부 공무원들은 정보통신강국을 만든 역할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에 대해 허탈해하면서 일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출근한 한 공무원은 “다른 어느 부처보다 많은 기능을 수행하고 성과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너무 답답하다”이라며 “아직 안이 확정되지 않은만큼 전향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통신방송 정책기능만큼은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인수위 내 ‘통방융합TF’의 활동에 기대를 걸었다. 지난 10일 열린 1차 회의에서 ‘조직개편과 융합기구 논의 동시 추진’ 방침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다.
◇문광부 표정관리, 방송위 차분=문광부는 국정홍보처의 대국민 홍보기능과 정보통신부의 콘텐츠 관련 정책기능을 흡수하게 되자 희색이 만면하다. 하지만 언론사 동향 보고와 관련해 당선자의 공무원 ‘입단속’이 내려지자 표정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아직 최종 발표가 나오지 않아 모든 반응이 조심스럽다”면서 “내부적으로 각종 기능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통폐합 논의에서 일단 제외된 방송위원회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다. 방송위는 정보통신부 관련 기능을 인수받는 부처와 협의해 IPTV 사업자 선정 등에 차질이 없게 할 것이라는 여유도 보였다.
그러나 방송과 통신 융합기구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향후 방송위의 위상과 역할 변화에 대해 촉각을 기울였다. 한 관계자는 “융합 트렌드로 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통부의 통신기능과 방송위의 방송기능을 다 맡는 게 적절하지 않겠느냐”면서도 “(그렇지 못할 경우) 기존 방송위에 다른 인력과 조직만 더해지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진호·김원배·황지혜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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