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는 일관성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CEO나 회사가 직원에게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는다면 과연 어느 직원이 CEO나 회사를 믿고 따라가겠습니까.”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SAS코리아의 조성식 사장(55)은 ‘믿음의 CEO’로 불린다. 본인이 약속한 내용은 어떻게 해서라도 반드시 지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조 사장이 SAS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지난 2004년 초만 해도 직원들의 태도는 의욕적이지 못하고 냉소적이기까지 했다. 회사의 약속은 번번이 이행되지 않았고 임금도 동종업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바로 본사로 날아갔다.
본사를 설득해 SAS코리아 직원들의 임금을 현실화했다. 그러자 사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조 사장은 회사의 사업 구조도 개편했다.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라는 새로운 솔루션 영업을 강화한 것. 그 당시만 해도 SAS코리아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통계 분석 툴 중심의 영업을 진행해왔다.
또 본사에서 개발한 다양한 기업용 특화 솔루션에 대한 영업도 시작했다. 마침 금융권에서 바젤II가 이슈로 떠올랐고 조 사장은 운영리스크와 신용리스크 부분에 집중, 우리은행의 운영 리스크 수주 이후 국내 은행의 바젤II 솔루션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SAS코리아는 4년 만에 매출이 두 배로 늘었으며 직원 수도 80명에서 140명으로 확대됐다. 대우도 동종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특히 올해 SAS코리아의 신규 고객 수가 우리나라에 비해 10배 이상 시장이 큰 일본보다 더 많아 본사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다.
조 사장은 “직원들의 노력과 열정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며 “새해에도 20% 이상의 높은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SI기업인 EDS를 시작으로 현대정보기술·LG-EDS(현 LG CNS)·SAP코리아·SAS코리아에 이르기까지 총 30년을 IT업종에 종사해왔다. 지겨울 만도 한데 그가 여전히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삶의 활력소는 다름아닌 ‘유머’다.
그가 강연하는 조찬모임이나 세미나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본인이 다니고 있는 대학원 송년 모임에서 자청해 사회를 봤다. 보통 외부에서 재미있는 사람이 집에서는 무뚝뚝한 사람으로 돌변하기 쉬운데 그는 가정에서도 항상 유머를 공유한다.
아침 운동 후에 집에 도착해서 부인과 전날 얘기했던 농담을 다시 얘기하며 웃는다. 그는 “예전에 다니던 직장 신입사원 연수 때 우연히 사회를 보게 됐는데 너무나 즐거워 직종을 바꿀까 고민하기도 했다”며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은 엄숙한 자리를 즐거운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임성훈씨”라고 소개했다.
그의 유머는 함께했던 동료·직원·고객에게 현재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는 “우연히도 30여년간 IT업종에 종사하면서 그 당시 이슈가 돼 왔던 사업의 중심에 있었던 것 같다”며 “나의 이러한 행운을 어쩌면 웃음이 가져다준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을 맺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