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무역은 작년 60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7000억달러 고지를 넘게 된다. 1964년 연간 총수출 1억달러를 넘어선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수출 3700억달러 시대를 열게 됐다. 1971년 연간 수출이 10억달러였으나 이제 일일 수출 10억달러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1970년대 초 ‘100억달러 수출, 1000달러 소득’이란 구호를 외치던 때에 비하면 금석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무역은 양적 신장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우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품을 포함한 IT산업은 단연 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세계인이 사용하는 휴대폰의 4개 중 하나는 우리가 만든 것이다. 조선산업의 약진은 중국인이 가장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자동차산업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면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0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수출증가보다 수입의 감소로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5년 연속 수출이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올해도 연초에 예상했던 수치보다 큰 180억달러 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이러한 무역흑자는 외환위기국에서 세계 5위 외환보유국으로 반전시키는 초석이 됐다.
무역에 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다. 대내적으로 환율의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2004년 이후 원화가 엔화에 비해 30% 가까이 절상되면서 수출기업의 폐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대일 무역적자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 채산성도 2004년 이후 10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작년 4월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 건의를 제시했고 정부도 많은 조치를 했으나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도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있고 철광석·구리·알루미늄 등 모든 원자재 가격이 최근 몇 년간 2∼3배 올라가고 있다. 중국도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우리가 FTA를 통해 선점해 온 칠레 시장에도 중국은 우리보다 더 급진적인 FTA 협정을 체결해 우리 제품을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무역을 통해 선진대국으로 가려는 우리의 꿈은 변함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상품의 경쟁력 향상과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못지않게 수출 부대비를 줄이는 것이 긴요하다. 이를 위한 좋은 방안 중의 하나가 전자무역의 달성이다. 전자무역은 2004년 전자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시작됐다.
산자부와 무역협회가 중심이 돼 지난 2005년에 세계 최초로 전자신용장(e-L/C)을 상용화했고 올해 5월 유트레이드 허브(u-Trade Hub)를 1차 개통한 바 있다. 내년 초 전자무역서비스 구축 사업이 완료되면 마케팅 정보검색에서 원산지증명·수출입 요건확인·신용장 신청 및 개설·선적요청·운송보험·대금결제·선하증권(eBL) 발급·전자네고 등 무역의 모든 과정을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돼 명실상부한 ‘종이 없는 무역’ 시대가 열린다.
국제 간의 거래인 무역서류를 처리하기 위해 선사·항공사·은행·확인기관 등 약 2만5000개 기관이 무역망을 통해 연계되어 있으며 1년간 유통된 문서도 2억1000만건에 이른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화두로 등장한 전자무역은 비용절감과 프로세스의 효율화를 통해 무역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필수 수단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전자무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개발 못지않게 무역관련 부처 및 유관기관의 정보 공유 및 공조체제가 필요하다. 또 유트레이드 허브의 사용자이자 수익자라 할 무역업체가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특히 수출입 관련 내부 조직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은 전자무역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게 된다.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희범 heebl@kita.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