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트렌드]기계와 인간의 대타협, 웹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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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컴퓨터의 능력을 비교하는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다. 컴퓨터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인간을 따라 올 수 없는 분야가 하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영상인식이다. 컴퓨터에 사진 한 장을 인식시킨 다음 비슷한 다른 사진을 주고 같은 사람인지 맞히라고 하면 무지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이것은 식은 죽 먹기다. 사람은 몇 가지 특징적인 측면에서 영상을 단순화헤 비교하기 때문이란다.

 최근 IT업계를 뒤덮고 있는 웹2.0도 사실은 기계가 대신하기는 어렵고 비효율적인 일을 인간이 대신해 주는 데서 시작했다. 사진에 적절한 키워드를 붙이는 태깅과 위키에 글을 올리고 아마존에서 책을 추천하고 심지어는 내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것조차 사실은 거대한 기계 세상에 인간의 색깔을 입히는 일이다. 때로는 개인적인 목적에서 때로는 개인과 개인 혹은 집단과 집단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현상을 우리는 ‘소셜컴퓨팅’이라 부른다. 웹2.0은 어쩌면 기계의 인터넷에 대한 인간의 반격이 일궈낸 산물, 다시 말해 현 단계에서 합의된 잠정적 타협물이라 말할 수 있다.

 소셜컴퓨팅을 대표하는 사이트로는 마이스페이스·유튜브·플리커·딕닷컴 등 수없이 많다. 이들은 공급자의 일방적 배포보다 사용자의 개인 경험이 융합됐을 때 정보확산 효과가 훨씬 커짐을 보여준다. 정보를 받는 사람의 시각에서도 나와 관계있는 사람이 유통시킨 정보,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보, 내가 관련돼 있는 집단의 정보 등이 더 큰 관심을 끄는 것은 그것이 나와 관계된 정보며 그만큼 나에게 유의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위키에 따르면 소셜컴퓨팅이란 ‘온라인에 새로운 사회적 모임과 상황을 창출해냄으로써 특정한 사회적 행위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기술’이다. 여기서 소프트웨어와 기술이란 블로그·이메일·인스턴트 메시지·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상호작용 기술뿐만 아니라 위키·온라인 옥션·평판시스템·태깅 등 복잡한 협업 및 상거래시스템도 포함된다. 사람들은 알파벳의 일치 여부만으로 자료를 찾아주는 단순검색의 한계를 무수히 겪어왔다. 동음이의어나 사전적 의미의 차이까지 판별했다는 결과를 봐도 엉뚱한 대답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에서 ‘서울 근처에서 코스모스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을 입력했을 때 검색되는 답에서 느끼는 감동이란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 같은 사람이 같은 마음을 먹고 찾은 답, 혹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남에게 추천하는 답이어서인지 훨씬 의미있게 다가온다.

 소셜컴퓨팅이 기존 웹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자체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정보의 신뢰성 및 책임성과 같은 정보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보의 신뢰성 문제는 무엇보다도 제공자의 주의를 높여야 할 일이지만 스팸성 정보와 순위를 올리기 위한 조작을 막는 일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것과 전문적인 내용이 섞여있는 정보나 체계적인 분류와 체계를 갖추지 못한 점도 질적 차원에서 고쳐나가야 할 과제다. 두 번째는 사용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확보하는 일이다. 지속적으로 우수한 데이터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용자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것인지가 핵심이슈다. 개인 참여를 확보하는 바탕 위에 금전·명예·개인적 가치·교류·재미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플랫폼에 구현해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소셜컴퓨팅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공유·그룹·평판·관계·대화 등의 이해도 깊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소셜컴퓨팅은 웹2.0을 웹2.0답게 만드는 요소다. 그것이 적용되는 분야도 지식·서치·쇼핑·뉴스·책·지도 등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소셜컴퓨팅은 신기술이 아니다. 기술을 사람에 접목한 기술이며 사람 간의 관계를 정보화하는 기술이다. 웹2.0이 이룬 타협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결국 미래의 인터넷 발전방향도 사람으로부터 얼마나 가까운 동시에 또 얼마나 차별적인 기술을 만드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지만 말이다.

◆황주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jshwang@kis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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