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우리도 우주인을 배출한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은 고산씨로 정해졌다. 고씨는 국제우주정거장에 7∼8일간 머물며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하게 된다.
그가 할 실험 중에는 무중력에서도 펜을 쓸 수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도 있다. 펜은 중력에 의해 잉크가 아래로 흐르는 현상을 이용해 글씨를 쓸 수 있도록 고안됐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당연히 글씨가 안 써진다. 잉크가 아래로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고씨는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펜을 제작하는 실험도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인터넷에서는 오래된 우주 유머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문:NASA에서 많은 돈을 들여 우주에서도 쓸 수 있는 무중력 펜을 만들었다. 그리곤 러시아에 가서 자랑했다. 러시아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답:우린 연필을 쓰는데.)
이 유머는 사실과 다르다. 흑연은 우주선에서 가장 꺼려하는 인화성 물질이라고 한다. 전도성도 높아 자칫 우주선 회로에 치명적인 해를 미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우주볼펜이 개발됐다. NASA가 아니라 폴 피셔라는 미국인이다. 무려 100만달러를 들였으며 1965년에 특허까지 받았다.
이 우주볼펜은 아폴로 우주선에서 실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998년 러시아의 유인우주정거장 미르에도 공급됐다. 이때까지 러시아 우주인이 무엇으로 필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이 유머는 지구를 대표하던 양대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우주경쟁을 한창 벌이던 시절 이야기다. 사람이 달나라에 가는 것은 허황된 꿈이라 비꼬던 시절이다.
하지만 시사점도 있다. 원천기술에 몰두하는 미국과 실용적인 러시아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 유머가 사실이면 결국은 실용성보다 원천기술의 승리다. 실용성의 범위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시간이 흐른 지금 우주볼펜은 극지나 수중 탐사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시대가 바뀌니 유머의 의미도 달라진다.
유성호 디지털산업팀장@전자신문, shyu@etnews.co.k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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