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없으면 왠지 불안하고, 잠들기 전까지 컴퓨터를 끄지 못하며, MP3플레이어 없이 버스를 타지 못하는 이가 많다. 디지털 휴대기기가 확산되면서 발생한 문제점이다. 잘 이용하면 편리하고 좋은 도구가 도를 넘는 순간 사람을 피폐하게 한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얘기다. 문명의 이기인 디지털은 양날의 검과 같아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된다. 간단한 듯 보이지만 빠져들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디지털이다.
중독의 사전적 의미는 ‘체내가 음식이나 약물의 독성에 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이다. 사실 어떤 것에 중독된다는 것은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일에 빠진 워커홀릭이나 커피 중독, 편집 중독 등이 주는 의미는 가볍지만 도박이나 마약과 같은 중독의 의미는 섬뜩함마저 자아낸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 댓글이 몇 개나 달렸을까 자주 확인하고 조바심을 내는 것도 디지털 중독이다.
디지털 중독은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고 낯선 길에 들어섰을 때에 난감함이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요즘 자동차에는 내비게이션이 거의 달려있다. 심지어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운전을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내비게션이 없을 때는 지도와 이정표만으로 잘 찾아가던 길도 기기 장착 후에는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 외에는 찾아갈 수가 없을 정도다. 인간의 도구로 사용돼야 할 디지털기기가 인간을 지배하는 듯하다.
컴퓨터나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에 의존하다 보니 전에는 기억이 잘나던 친구나 가족의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는 디지털 치매 현상까지 등장했다. 휴대폰 주소록에 저장된 이름이나 단축키로 전화를 걸다 보니 전화번호를 기억할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젊은층은 대부분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고 휴대폰이나 DMB·PMP 등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이 크게 늘었다. 대화가 없어지고 사람 냄새가 묻어나지 않는다.
디지털 시대 최고의 경쟁력은 아날로그다. 오늘 하루쯤은 휴대폰을 버리고 벗과 대화의 꽃을 피워보는 것은 어떨까.
김동석 퍼스널팀 차장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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