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동철 동운인터내셔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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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토털 공급업체가 되는 게 꿈입니다.”

 김동철 동운인터내셔널 사장(49)은 반도체 유통 분야에 20여년 몸담은 베테랑이다. 반도체 유통에서 시작해 이제는 반도체 설계 기업까지 세웠다. 이제는 중견기업의 CEO가 된 그지만 창업 초기엔 그도 힘들었다.

 “젊은 혈기에 뭣 모르고 창업했지요. 신용장이 뭔지도 몰랐어요.” 김 사장은 지난 1987년 6년 동안 몸담았던 삼성전자를 나와 동운상사를 설립하던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 않느냐”며 “당시엔 열심히 사느라 고생인 줄도 몰랐다”며 허허 웃는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기획실에서 기획과 기술도입 및 투자 관련 업무만 했기 때문에 유통에 대해서는 아는 게 많지 않았다. 그는 20년 전 동운상사라는 개인회사를 설립하고 반도체 유통 사업에 나섰을 땐 아는 친구들과 지인들의 도움을 적잖이 받았다. 그는 “창업 초기 반도체를 생산하던 대기업과 거래를 트려고 연락하면 담당자가 선뜻 만나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회사 방문객 접견실에 찾아가 그 사람이 거래처 사람과 상담하러 오면 인사하고 명함을 건내기도 했다”고 발로 뛰던 당시를 추억했다.

 동운상사는 1998년 5월 동운인터내셔널(www.dong-woon.co.kr)이라는 주식회사로 탈바꿈했다. 동운인터내셔널이 유통하는 반도체는 전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제품을 망라한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표기업은 물론이고 인텔·AMD·필립스·아날로그디바이스·TI·도시바·히타치·르네사스·NEC·모토로라·커넥선트·샤프 등 다양하다. 내년엔 낸드플래시 기반의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도 적극 유통할 계획이다.

 동운인터내셔널은 지난 해 67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그가 맨손으로 설립한 회사가 10년 만에 매출 5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직원수는 72명. 본사는 서울 서초동에 있으며 현재 중국 홍콩과 선전에 판매 사무소까지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엔 반도체 B2B 인터넷 사이트인 IC플라자(www.icplaza.com)를 개설해 영업채널을 다양화했다. 이달 안에 메모리 반도체 전문 B2B 유통 사이트도 개설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해 7월 아날로그 반도체 설계 기업인 동운아나텍(www.dwanatech.com)도 설립했다. 사실 반도체 유통사업을 하다 보면 고객이 어떤 기능과 성능을 갖춘 반도체를 어떤 가격대에 구입하고 싶어하는지 정확히 알게 된다. 그러나 유통과 개발은 확연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동운아나텍은 자동초점 기능을 넣은 모터 드라이버 IC를 개발해 지난 해부터 삼성테크윈·삼성전기·LG이노텍·한성엘컴텍 등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그는 “국내 팹리스 반도체 기업들이 취약한 부분인 아날로그 칩을 주로 개발한다면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디자인하우스를 이용하기 보다는 자체 설계인력을 계속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동운아나텍은 올해 1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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