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서크 듀 솔에이와 SW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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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에서나 종종 보았던 환상적인 서크 듀 솔레이의 ‘퀴담’을 우리나라에서도 한다기에 지난 6월 공연장을 찾았다. TV에서 본 것만큼 환상적인 무대는 아니더라도 퀴담은 분명 한물간 서커스를 재창조해 낸 것이었다. 또 이 공연은 서크 듀 솔레이가 왜 블루오션의 대명사이고 창조경영의 롤 모델로 불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재창조를 위해 들인 노력과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서크 듀 솔레이는 100% 아름다워야 하고 100% 안전해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늘 고수했다고 한다. 100% 아름답기 위해서 창조적 열정으로 끊임없이 창작을 시도하고 자발적으로 협동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었으며 100% 안전하기 위해 완벽하지 않은 것을 용납하지 않는 기업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흔히 우리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것이 창조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SW를 개발하는 것이 온라인게임과 같이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컴퓨터활용설계(CAD)와 같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도구를 만들어서 생산성을 몇 배, 몇십 배로 올리거나 웹 2.0과 같이 행동패턴을 새롭게 정의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경제적으로도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리라.

 물론 이런 창조적인 SW의 개발을 위해서는 도메인 전문가나, 시장의 요구를 잘 분석해 내는 분석·설계자 그리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SW개발자·테스터 등 다방면의 전문가가 필요하고 또 마음 놓고 창조적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 줘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SW산업은 중요한 만큼 앞날이 밝지도 않고 바라는 만큼 창조적인 일로 대접받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SW 개발자는 일정에 쫓기어 밤 새우는 일을 밥 먹듯 하면서도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3D업종으로 전락한 SW산업을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알다시피 SW는 다른 모든 산업의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야만 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따라서 유능한 인재가 SW산업으로 유입돼 창조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은 회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천덕꾸러기가 다 된 SW산업이 앞날도 밝고 창조적인 영역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SW로 돈을 벌고 성공했다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성공한 기업이 만들어져야 하고 성공한 개발자가 배출돼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둘째는 SW란 도전할 가치가 있을 만큼 창조적 영역이고 고도로 훈련되고 능력을 소유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임을 입증해 가는 것이다. SW가 천대받는 이유는 SW사업을 단순히 투입인력 수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SW를 개발한다는 것은 SW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혜택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형과 기술을 정의하며 정의된 모형에 따라 신속하고 정확하게 프로그램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SW를 개발하는 과정은 모두 생략되고 모양만 갖춘 결과만으로 평가되며 개발자 간 역량 차이는 무의미하게 됐다. 다시 말하면 SW를 잘 만들겠다거나 개발자로서 최고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동기도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따라서 SW 산업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이런 풍토와 문화를 선진화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요구 및 설계와 개발의 분리이고 자격제도를 통한 우수인력의 보존이다.

 요구 및 설계와 개발의 분리는 서크 듀 솔레이가 100% 안전과 완벽을 추구했듯이 절차를 지켜서 개발함으로써 SW의 품질이 보장하는 것이고 자격제도는 물질적 보상까지는 모르더라도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하고 명예로 보상받는 풍토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적어도 SW산업의 선 순환고리를 만드는 첫 단추는 서크 듀 솔레이가 창조적 열정으로 끊임없이 시도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서 성공했듯이 SW산업에서도 SW 개발자들이 창조적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문화와 풍토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이상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단장 selee@softwa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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