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똑똑한 소비자

 ‘똑똑한 소비자’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오늘날 소비자는 기업이 아무리 새로운 것을 제안하고 선전한다고 해도 물건을 사지 않는다. 스스로 판단을 하고 이것저것 비교도 하면서 최적의 상품을 구매한다.

 여러 장의 카드로 각종 할인이나 무료 서비스를 받고 음악은 골라 공짜로 듣고 비싼 옷을 주문해 입다가 반품하는 이른바 ‘체리 피커’라 불리는 얌체족도 늘고 있다.

 기업 시각에서 보면 ‘손님은 왕’이라는 말은 옛말이 된 것이다. 유통구조의 허술한 점을 찾아내 실속을 챙기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자체 판매 확대를 위한 ‘미끼 전략’일 때를 제외하고 이런 소비자를 반가워할 리 만무하다.

 그래서 이들을 솎아내기 위한 ‘디마케팅’ 기법도 속속 등장했다. 이런 노력은 일부에서 실효를 거두고 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많은 기업이 이들을 데면데면 하게 여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비자 커뮤니티의 위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상업화·대형화되면서 순수성이 변질돼 가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무작정 이들을 홀대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실제로 이들의 입소문은 상당한 홍보가 된다고 한다.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파격 조건이 꼭 매출로 연결된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구전의 힘’이 크다는 것을 업계는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이들을 충성도 있는 고객으로 끌어 들이는 동시에 매출 확대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 예컨대 각종 아이디어 공모전이나 직접 체험을 통해 제안을 받아 ‘대박상품’으로 탄생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비슷비슷한 제품이 쏟아지고 실시간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대다. 단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이 기업의 필승 전략이 될 수 없다. 경쟁자를 뛰어넘는 그 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 없이는 생존할 수 없게 됐다.

 지금 기업은 ‘똑똑한 소비자를 어떻게 잡나’라는 화두를 붙잡고 있다.

 임지수 온라인/탐사기획팀장 j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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