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자원부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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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3년부터 구리·철·아연 등 주요광물 가격이 200% 이상 상승했다. 덩달아 국내외 자원개발 전문기업의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이제 자원개발은 기업적 관점에서 보면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형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자원개발은 고부가가치 실현과 고용창출은 물론이고 플랜트 산업의 동반진출까지 낳으며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광물자원 투자실적은 아직은 미미하나 조금씩 증가추세에 있다. 대한광업진흥공사도 지난해 11월 세계 4대 니켈광 중 하나인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 개발에 5년간 해외광물자원개발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약 1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2016년까지 6대 전략 광종을 독자적으로 38% 수준까지 개발한다는 우리 정부와 업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간 6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지난해 해외광물자원 투자비는 1760억원으로 필요액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외국 메이저 기업과 비교하면 평균 7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사업리스크와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민간기업의 투자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외국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세밀한 전략을 세워 해외자원개발에 나서야 한다.

 우선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유연탄·우라늄·철·구리·아연·니켈의 6대 전략광종 중 국내 제련소 건설로 중요성이 커지고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니켈과 현재 원전 등에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자체 개발률이 낮은 구리와 우라늄에 투자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탐사·미개발 지역이 많아 신규진출이 유망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이른바 ‘한국형 자원개발 모델’로 불리는 패키지형 자원개발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과 열병합 발전소, 인도 파라딥 철광산과 일관제철소 건설의 사례에서 확인됐듯이 패키지형 자원개발은 해외자원개발사업에서 후발주자인 우리 실정에 맞는 최적의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산업자원부와 대한광업진흥공사가 공동추진하고 있는 ‘니켈 개발 1호 펀드’는 세계적으로 소요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희귀광물에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을 해외광물자원개발 및 확보에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자원부국으로 가는 지름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으로 해외자원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중심으로 공기업·민간기업 간 협의회를 활성화시켜 플랜트뿐만 아니라 IT·건설 등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광물자원 투자재원 확충과 투자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올해 해외투자액은 광업진흥공사 1230억원, 민간기업 4600억원으로 총 5830억원이다. 여전히 적극적인 해외광물자원개발을 위해선 투자금액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광업진흥공사가 광물펀드 등을 조성해 민간의 유동자금을 끌어들이고 수출입은행의 해외자원개발자금융자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말부터 2600억원 규모의 제1호 니켈 광물펀드가 기관과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이 같은 광물펀드가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을 흡수해 유전펀드에 이어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해외자원개발의 경쟁력를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전문인력 양성 등이 적극 지원돼 부가가치를 발굴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조선·전자제품 등 에너지자원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또 세계적 규모의 제철·제련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산업원료로 사용되는 광물자원의 자주개발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한호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leehho@kore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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