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 인류의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 삶의 곳곳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1960년대 인터넷을 탄생시킨 연구자들조차 이처럼 모든 인간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세계적 인프라로 발전할 것이라곤 예측하지 못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인터넷의 놀랄 만한 성장과 적응능력은 개발 당시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복잡성이 가중됨에 따라 인터넷의 취약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터넷을 설계할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보안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 모바일과 수많은 무선네트워크 그리고 센서네트워크 수요 등이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인터넷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현재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고속·대용량 IP네트워크의 구축과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사용자가 보다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혁신적인 네트워크로의 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지금은 인터넷을 재발명할 때다”는 인식 아래 새로운 구조의 네트워크, 즉 미래 네트워크 연구개발(R&D)을 경쟁적으로 서두르고 있다. 미래연구개발프로그램(FP7)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EU는 “미래의 정보통신 인프라는 수십억 인구와 무수한 조직 그리고 문자 그대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장치를 연결할 것이다”는 전제하에 미래 네트워크 관련 연구 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배정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인터넷의 종주국인 미국은 미래 네트워크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R&D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 연방정부 네트워크 및 IT R&D관련위원회는 지난 7월 “첨단네트워크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차지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우선되는 전략적 목표”라며 그 위상을 부여했고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의 첨단네트워크 합동특별조사위원회(ITFAN)도 “미국의 국방·지능형 시스템·핵심 인프라 및 국가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미래 네트워크 관련 R&D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광대역 통합망 환경하에서 100억대의 초소형 컴퓨터가 연결되는 단말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해 온 일본 또한 새로운 미래 네트워크 R&D 추진 방향을 수립하고 2015년 이후 1000억대의 다양한 단말이 연결되는 차세대통신망환경(NWGN)에 대비해 2008년 한 해 연구예산으로 300억엔을 책정했다.
이렇듯 세계는 미래정보통신 기반의 잠재력과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네트워크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의 마쓰시타 전기산업의 조사에 의하면 일본 가정에서는 TV와 에어컨·조명기구 등 평균 79점의 전기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머지않아 이들 제품은 지능형 단말로 네트워크에 연결돼 우리에게 보다 즐겁고 편리하고 안전한 미래생활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이제 IT는 인간과 사물 그리고 환경을 융합시키는 만물 지능화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정보통신망은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위한 네트워크를 넘어 만물정보통신망으로 대전환하고 있다. 1960년대 인터넷이 처음 탄생했을 때 지금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듯 지금은 마술과도 같은 일이 10년 후, 20년 후에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능해질 것이다.
세계는 지금 미래 네트워크의 진화 방향을 예측하고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R&D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인터넷 강국의 명성을 이어나가기 위해 미래 네트워크 R&D가 시급한 시점이다. 선진국가로 가는 국가 하부구조이자 국가 백년대계의 영조물(營造物)이 될 장대한 미래정보통신망 준비에 또 한 번 국가적 역량을 결집시켜야 할 때다.
최문기 ETRI 원장 mkchoi@etri.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