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미디어포럼]통신의 미래를 위한 패러다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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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신 세상이다. 혁신적인 기술이 빚어내는 세상의 변화가 쏟아지는 가을 햇살보다 눈부시다.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변했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지금 이 순간, 시계 초침이 한칸 한칸 움직이는 짧은 순간에도 세상은 놀랍도록 변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002년에 제작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이런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이 영화에서는 자기역학을 응용한 자동차가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빌딩벽을 오르내리고 도로에서는 자동차들이 바짝 달라붙은 상태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린다. 아침 출근길의 샐러리맨은 자동항법 시스템을 이용해 운전을 하지 않고도 사무실에 안전하게 도착한다. 신문(E-paper, Electronic Paper)에 기사가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심지어 주인공은 자신의 모습이 지명수배자로 E-paper에 나타난 동영상을 보고 그 자리를 피하기도 한다.

 언뜻 한참 미래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에 녹아 있는 장면은 이미 활발히 연구되고 있거나 우리 생활에 조금씩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영화의 주요한 기술적 배경이 되고 있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E-paper·3D 디스플레이 등은 이미 상당 부분 실현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현재 진행형’ 기술이다.

 기술은 서로 대치·보완하면서 발전하고 있는데 무선과 유선으로 양분된 통신 역시 대치하기도 하고 보완하기도 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유선통신은 100년간 우리 삶 속에서 정을 이어주는 통신인프라로 발전해 왔고 최근에는 집 안까지 광케이블을 연결해 100Mbps 이상의 속도가 보장되는 FTTH로 진보했다. FTTH의 보급으로 유선통신 시장은 ‘속도의 전쟁’이 종식됐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인터넷 세상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셀룰러 방식으로 시작된 무선이동통신도 고품질 음성통화인 2세대(G)를 거쳐 영상전화가 가능한 3G를 지나고 있고 와이브로로 대표되는 3.5G를 거쳐 2010년께에는 4G 통신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유선과 무선 통신은 서로 경쟁하며 발전해왔는데 최근 둘이 결합하면서 또 다른 네트워크 세상을 예고했다.

 그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다. 이것은 수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지능칩을 사물에 부착하고 고도로 네트워크화된 센서로 사물의 이동은 물론이고 주변환경의 변화까지 관리하는 차세대 핵심기술이다.

 USN이 실현되면 ‘사람과 사람’ 간의 통신을 넘어 ‘사물과 사물’ 간의 통신까지 가능해져 사람의 노력 없이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한 세상을 열어갈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마크 와이저가 언급한 가장 심오한 기술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개념의 유비쿼터스다.

 하지만 이같이 유비쿼터스가 실제로 우리 눈앞에 펼쳐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기업이 고객만족을 위한 연구로써 우수한 상품을 개발하면 이는 고객의 만족스러운 이용과 사용자 확대로 이어지고 그 수익으로 또다시 미래 신성장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경제의 선순환적 흐름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GDP 대비 10% 이상을 차지하는 IT의 핵심인프라인 통신산업은 올(All) IP 기반의 브로드밴드화와 멀티미디어화를 중심으로 융합의 시대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에 있어 새로운 기술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디지털 융합에 발맞춰 통신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통신산업의 역할 정립과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지난 10년간 통신의 역할은 정부의 정책의지와 기업의 의욕적인 투자로 우리나라 전 가구의 90%가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는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두어왔다. 이제는 광대역통합망(BcN)을 기반으로 잘 갖춰진 초고속인터넷 환경에서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고 디지털 가전이 통합하는 컨버전스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융합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한 IT산업의 발전을 위해 통신을 바라보는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융합의 정신과 고객가치 향상이라는 측면을 고려, 소비자 편익과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다.

신병곤 KT수도권남부본부장 sihnbg@k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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