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中企의 인재 확보

 21세기 기업의 최대 화두는 ‘인재 확보’다. 얼마나 좋은 사람을 확보하고, 이들의 능력을 활용하는지에 기업의 미래와 사활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대체 우수한 인재 한 사람이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나 되기에 그렇게까지 말할까.

 내가 속해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이달의 엔지니어상’ 최근 수상자를 대상으로 그들이 기술개발로 창출한 매출을 계산해 봤다. 3년간 1인당 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상자 중에는 매년 800억원의 이익을 창출한 엔지니어가 있는가 하면 탁월한 기술로 자신이 속한 중소기업을 1억달러 수출기업으로 끌어올린 엔지니어도 있었다.

 물론 이 수는 1회 수상자 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불과하니 이를 바로 엔지니어 한 사람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로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실이 있다. 우수한 엔지니어, 연구원이 ‘돈’을 벌어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꽤 많은 돈을.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중소기업은 바로 이 ‘인재’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에게 애로점을 물으면 첫 번째가 ‘돈’이고 두 번째가 ‘사람’이다. 돈이 없어 좋은 사람을 놓치고, 좋은 사람이 없어 돈을 벌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고질병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전문연구요원제도나 테크노닥터사업, 석·박사고용지원사업 등으로 지원하고는 있지만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뿐이다. 재교육 기회 보장, 성과창출에 적절한 보상, 근무환경 조성 등 인재를 유인할 최소한의 매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중소기업 처지에서는 대기업에 비해 인재 확보에 많은 비용을 쓸 수 없고 우수 인재를 유인할 수단도 적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우수 인재가 없는 열악한 환경은 감수해야 한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돈버는 일인데 무엇이 아까울까.

◆유지영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기술정책팀 대리> jyryoo@koi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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