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북한 여건을 고려한 투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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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심각한 예산 부족으로 국가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어 경제 문제 해결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있다. 그래서 해외 투자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 견지에서 볼 때 북한의 경제환경은 매우 열악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북한에는 해외 투자 신용을 지키기 위한 법제와 그를 실현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구비된 법도 시행세칙이 갖춰지지 않은 게 많다. 금융 면에서 국가행정기관의 감독과 통제하에서만 외화를 이용 및 관리할 수 있게 돼 있다. 또 전기·통신·도로 및 설비 등 공업적 잠재력이 거의 없고 일부 비철광물 등 지하자원을 제외하고는 석유 및 석탄 등 에너지 관련 자원이 거의 없다. 경쟁적 환경에 처해 보지 못한 노동력의 자질 수준도 낮은 편이다.

 북한의 경제 제재 조치가 풀리고 북한이 경제 회생을 위해 해외의 투자를 적극 장려하게 될 때 과연 북한에는 어떤 것이 실현 가능할 것인가. 북한은 먼저 제한된 지역에 특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나선(나진-선봉)의 실패 경험과 개성공단의 성과 그리고 중국·인도 등의 사례를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위한 법제 및 시행세칙 마련과 재정 및 금융체계를 중국 모델을 기초로 마련하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의 특구 지역 선정은 투자자의 우선 관심거리다.

 앞으로 실현 가능성이 큰 투자 대상은 무엇인가. 북한의 여건이나 에너지 실태로 볼 때 에너지 소비형이 아닌 노동집약형이면서 북한 고유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생산품을 개발하는 유형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그 유형의 것을 살펴보자.

 첫째, 비철금속 가공업이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다. 북한은 단천지구에 대규모 비철금속 광물을 지하자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비철금속은 신소재 등에 활용돼 부가가치가 높은 광물이다. 마그네사이트는 북한이 세계적인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가능성이 크다. 직접 광산 개발에 참여하거나 후속 가공품의 생산을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인삼 재배와 가공업도 가능성이 있다. 개성 지역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인삼재배 지역이다. 개성공단 특구와 연계한다면 90년대 이후에 난항을 겪고 있는 북한의 인삼 산업을 낙관적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이며, 남한의 인삼 산업과 연계해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섬유가공업도 유망한 분야다. 남한이나 중국의 주문으로 섬유임가공업을 해 온 경험이 있어서 어느 정도 설비도 있고 노동력의 기능 수준도 높은 편이다. 숙련된 기능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넷째, 관광업도 유망한 투자 대상이다. 이 분야는 북한이 금강산을 이용해 해외 투자 경험을 가진 분야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백두산 관광을 합의했는 데 이 외에도 칠보산·묘향산 그리고 평양과 개성 인근의 역사유적, 동해안의 온천과 해수욕장 등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할 때도 경제적 가치가 있다.

 다섯째,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IT분야 등 첨단산업도 전략분야다. 북한은 전반 산업의 피폐로 고등교육을 받은 전문 인재가 어느 정도 기술역량이나 재능이 있음에도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첨단 부분의 투자를 적게 하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으로 가야 할 것이다.

 남북은 IT분야에서 다른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교류의 경험이 있다. 북한의 IT 인재를 활용하는 계획은 북한이 가진 인적 자원의 이용이므로 투자 여건상 가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임에 분명하다. 정부든 사업자든 북한이 가진 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좀 더 면밀한 계획으로 접근해 나갈 때 분명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최현규/KISTI 동향정보분석팀장 hkchoi@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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