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 e메일을 열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궁금한 것을 알아보며 업무를 처리하고 가까운 사람과 인사도 나누고 안부도 전한다. 올해부터는 영상전화가 본격화돼 멀리 해외에 있는 지인과도 얼굴을 보며 얘길 나눌 수 있게 됐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그래서 특별할 것이 없는 이러한 일들이 어려운 곳이 있다. 바로 지척에 있는 북한이다. 서울에서 불과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인데도 인터넷도 휴대폰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2007 남북정상선언’으로 남북한 경협의 확대 발전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측은 우리 경제인에게 ‘통 큰 투자’를 요구했다. 우리 경제계 대표는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 달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남북 경협의 대표적인 사업인 개성공단이 7년째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것은 통행과 통신·통관 이른바 3통 문제 때문이다. ‘3통(通)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투자도, 교류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남과 북의 만남은 ‘바닷길’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2000년 ‘하늘 길’로 남북의 두 정상이 만났다. 7년 만에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땅길’에서 남북한 정상이 두 손을 잡았다. 바야흐로 육·해·공이 모두 열리는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이제는 이러한 물리적인 거리를 넘어 남과 북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통신 길’을 열 차례다.
통신은 마음의 길이다. 소통을 해야 마음이 보이고 이해가 되고 알고 사랑할 수 있다. 우리가 다른 이와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진정한 소통이다. 우리의 특별한 심리와 정서를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마음을 알아줘야 하는 따뜻한 공감이 필요한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다. 서로 통하게 되면 서로의 장점이 더 잘 보이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을 더 많이, 더 잘 알 수 있다.
현재 북한과 유선전화는 서울∼평양 간 광통신망이 있음에도 일본을 경유해야만 한다. 인터넷도 우리 측이 중국을 경유하면 속도가 지나치게 떨어질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한 덕에 서울∼평양 간 광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남과 북은 군사분계선을 이용, 단지 12개 회선의 광케이블로 연결돼 있으며, 이 가운데 4개 회선은 평양으로 연결돼 화상상봉에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서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마음이 통하는 길인 ‘통신 길’이 열리면 자연히 다른 산업의 길도 활짝 열릴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주고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통 큰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 간 통신망을 구축하는 통신 교류부터 물꼬를 터야 한다.
남북 경협은 남과 북 모두의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북한과의 경협 활성화를 위한 명목으로 일방적인 대북 지원은 오래 유지되기 힘들다. 정부나 재계에서 남북대화를 보다 정례화하고 제도화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남북한이 더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고 정보를 교환하고 대화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 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일 것이다.
통신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하루빨리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는 소통의 길을 열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리고 이를 꼭 실현하고 픈 책임감도 느낀다. 한민족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아울러 금강산의 아름다운 절경을 영상전화로 볼 수 있는 마음의 길, 통신 길이 활짝 열리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조영주 KTF 사장 cso@ktf.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