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 역에서 50미터 거리에 있는 옛 강남구청 건물. 이 건물 3층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지만 전국최초, 최고라는 인기와 평판을 한몸에 누리고 있는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구청장 맹정주)이 자리하고 있다. 강남구청이 예산을 들여 지난 2004년부터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고교생 대상 e러닝 서비스를 제작,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다음달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수능대비 막바지 쪽집게 강의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강의용 스튜디오와 세 곳의 강의실은 전국에 있는 고교생과 온라인에서 만나는 강사들의 열정적 강의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이 곳 강의실 중 한 곳에서는 과학탐구 영역 중 생물을 담당하는 최정윤 강사가 방송용 카메라 앞에서 열강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촬영한 동영상 강의는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에서 자체 편집을 거쳐 분당에 있는 IDC센터로 전송되며, 24시간 이내에 온라인 사이트(http://edu.ingang.go.kr)에 업로드된다. 네이버와 엠파스 같은 포털에서도 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강의가 이뤄지고 있는 강의실을 총괄하는 주조정실에서는 네개의 모니터를 통해 스태프들이 진행 상황과 시스템의 이상유무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주조정실 구석에 걸려 있는 일정표에는 최정윤 강사를 비롯해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에서 강의를 하는 66명 강사진의 일정이 깨알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있다.
현재 고1·2·3 학생 대상의 강의는 무려 4200개가 제공되고 있다. 그런 만큼 강의 촬영도 아침부터 시작돼 하루 온종일 진행되곤 한다.
강우택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팀장은 “보통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강의는 대개 자정을 넘어 새벽 두시까지 진행된다”며 “스튜디오와 세 곳의 강의실 모두에서 강의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일부러 일정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15만명에 달하는 유료회원 학생들이 이 곳에서 만든 강의를 온라인사이트에 접속, 주로 시청하는 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 따라서 학생들이 방송을 시청하면서 겪을 수 있는 프로그램 오류 등의 장애를 해결할 수 있는 콜센터도 새벽 두시까지 전화기를 놓지 않고 대기한다.
연회비 2만원으로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의 전 강의를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강의와 기반 시설에 부족함이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강사와 스태프들은 보다 수준높은 e러닝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 않는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에 출연중인 강남지역 오프라인 학원의 실력파 강사들, 새벽까지 교대근무도 마다하지 않는 스태프들은 주말도 없이 일년 내내 방송제작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이 올리는 하루 평균 3000∼4000개의 온라인 게시판 글들은 방송의 인기를 말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에 대해 강우택 팀장은 “강의내용과 관련된 문의는 강사들이 직접 24시간 이내에 답글을 달아준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동시 접속하지만 지금까지 서버나 시스템적인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은 내년에 강의 대상을 중3까지 늘리고 강의수도 지금보다 1000개가 늘어난 5300강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강우택 팀장은 “유료회원수가 올해 15만명에서 내년에는 17만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 서버 용량 증대 등 설비확충에 신경을 쓸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문제없이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