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레카전자 남양주 이미용 가전 생산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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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경기도 남양주 진접지구를 지나 녹음이 울창한 산길로 30 여분 들어가면 탁 트인 공간에 컨테이너 건물 서너 동이 눈에 띈다.

 남양주시 외곽의 진건읍 송능리. 인적이 드문 이곳 컨테이너에서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이미용 소형 가전 업체 레카전자(대표 이재일 www.recca.co.kr)의 꿈이 영글고 있다.

 8월은 고데·모발 건조기 등 이미용 가전 업계의 비수기이지만 이 회사의 100여평 남짓한 공장에는 활기가 넘쳤다.

 공장문을 열고 들어서자 ‘품질에는 타협이 없다’는 구호가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반긴다.

 30여명의 생산직 직원들의 고데를 조립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투박한 검정색의 고데기가 세부 부품 조립을 거쳐 생산 라인을 한 바퀴 돌고나면 어느 새 핑크색으로 단장한 화려한 신제품으로 변신한다. 별도의 안전 검사를 한 번 더 거치면 생산 공정이 완벽하게 마무리된다.

 얼핏 아담해 보이는 공장이지만 국내에서 이만한 규모의 소형가전 생산라인은 흔치 않다는 게 이재일 사장의 설명이다. 수백 여개에 달하는 국내 중소 가전 업체들은 대부분 가내 수공업 형태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

 이 사장은 “애왼용 이미용 기기로 출발해 지난 2003년 고데에 컬러와 LCD 액정 기능을 넣기 시작하면서 수출이 날개를 달았다”며 “이미용 가전만으로 2005년 300만불탑, 2006년 500만불탑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현재의 남양주 공장은 초창기 생산 시설을 10배 가까이 늘린 규모다.

 지난 해부터 이미용 가전 신생 업체인 안나쉘(대표 이제복)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면서 매출의 10%에도 못 미치던 내수 비중도 25%까지 증가했다. 9시까지 야근해야 하는 날들의 일정표가 벽 한 귀퉁이 게시판에 빼곡하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레카전자’ 브랜드이지만 세계 전문 이미용 숍에서의 인기는 대단하다. 이미용 가전 선진국인 이탈리아·미국·캐나다·호주 등 20개국의 미용실에서 이 회사 브랜드 고데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단순해 보이는 작업 과정 속에 어떤 비결이 숨어 있는지 궁금했다.

 이 사장은 “열(熱)을 다루는 제품이다보니 LCD 액정 하나를 넣더라도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된다”며 “지금은 쉬워 보여도 초창기에는 제품을 슬림화하는 것부터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고가의 이탈리아 제품과 저가의 중국산 제품 틈바구니에서 오직 기술력을 앞세운 전략은 주효했다. 품질이 뒷받침되면서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틈새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고데기는 검정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도 성공의 요인이었다. 화사한 색상과 일러스트·패턴을 입힌 세련된 디자인은 이 회사가 자부하는 강점 중 하나다.

 요즘 레카전자는 ‘프로용 고데기 시장의 강자’라는 타이틀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바로 모발 건조기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레카전자’ 자체 브랜드 수출 강화이다.

 공장 아래층 창고에는 해외 선적을 기다리는 완제품 상자가 가득했다. 이들 중 ‘레카전자’의 이름을 단 상자는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사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이지만 최근 브랜드를 신규 런칭하는 해외 업체들이 레카 브랜드를 많이 찾고 있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날까지 신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레카전자’라는 회사명에는 ‘한국의 대표기업(Representation of Korea)’이라는 원대한(?) 의미가 숨어 있다. 아직은 연 매출 80억원을 바라보는 작은 기업이지만 ‘이름값’을 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감하며 공장 문을 나섰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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