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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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 만에 개최되는 것이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의 정상이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남북 간에는 서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문제 중에는 실무적인 접근 방법이 아니라 정치적인 접근 방법을 필요로 하는 것도 많다. 이러한 정치적 해결은 결국 남북 정상이 만나서 풀어야 가장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관계를 몇 단계 뛰어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관련되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남북은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휴전협정에 의해서 불안정한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다. 휴전협정이란 말 그대로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고 언제든지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전쟁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어쨌든 우리의 객관적인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러한 한반도의 불안한 동거의 상태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종전 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남북 간의 공동 선언이 나오길 기대한다. 종전 선언이 나온다 해도 남북 간의 기본적인 관계가 급진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하고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간 공동의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종전 선언이나 평화협정의 문제는 남북 간 당사자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과의 조율이 필요한 사항이기는 하지만, 남북의 정상이 이러한 문제를 충분히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세계에 알림으로써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관련해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이다.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는 단순히 핵을 갖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핵 문제로 인해 우리는 핵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결과를 충분히 경험했다. 한반도에 핵이 존재한다는 것은 군사적으로 팽창하고자 하는 일본이나 중국 등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증가시키고 이는 결국 우리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 번째로 남북 간의 교류 확대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를 희망한다. 현재 남북 간에는 인적·물적 교류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1998년부터 시작된 남북 경협도 지금은 개성공단 사업으로 확대돼 있으며, 금강산 관광 사업,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 등 남북 간 교류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남북 간의 상황은 현재까지 진행돼온 교류가 더욱 확대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만 보더라도 현재 3통의 문제(통관·통행·통신)로 많은 기업이 활동의 제약을 받고 있는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철도와 도로 역시 연결은 돼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활용이 이뤄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남북 간의 평화 정착은 기본적으로 인적 교류 확대와 경제적 공동체로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인적 교류가 확대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경제공동체를 위한 상호 노력에서 합의가 진행돼야 한다. 우리 대통령이 열차나 자가용을 타고 이웃집 가듯 훌쩍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평양에 가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더 보태자면 개성공단에서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교류 확대를 위한 공동선언을 하는 모습도 그려보고 싶다.

 유완영/ 유니코텍코리아 회장  jamesu6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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