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터키, 새로운 기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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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이스탄불지사

 김종훈 LG전자 이스탄불지사장<사진>의 어깨 너머로 보스포러스 해협이 유럽과 아시아를 갈랐다.

 김 지사장은 터키 이스탄불의 새로운 심장으로 떠오른 마슬락 지역 누롤플라자 11층 창가에서 7400만 터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마케팅 전략을 가다듬고 있었다.

 “거의 마지막 미개척지, 기회의 땅이죠!”

 터키가 그렇단다. 1인당 국민소득이 5500∼6000달러에 불과하지만 실질 구매력이 1만달러에 달하고 고가 정보가전제품이 잘 팔리는 시장구조라는 것.

 특히 국민의 50%가 25세 미만, 75%가 40세 미만이어서 구매력이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휴대폰 신규 수요가 올해 970만대, 내년에 10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한 사람이 휴대폰 여러 개를 쓰는 경우도 많아 이미 가입자 규모가 5300만명으로 보급률 72%를 기록중이며, 내년에 1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종훈 지사장은 “터키와 한국이 ‘형제의 나라’라고 하듯 국민 성향이 비슷하다”며 “한국에서 이루어졌던 성공적인 마케팅 경험을 접목하기에 좋은 시장”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LG전자 ‘초콜릿폰’(KE800)에 금띠를 두른 ‘초콜릿골드’ 1500대를 시험적으로 한정판매했는데, 4일 만에 품절사태를 빚었다.

 터키 젊은이들이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이성 친구에게 주고픈 최고의 선물로 떠오른 데다 한정판매여서 재고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어 미화 60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감성(emotional) 마케팅 효과가 좋은 데다 한국산 정보가전제품이 유럽산보다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김 지사장은 이 같은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LG전자 TV의 터키 시장점유율이 8%(PDP TV는 18%)에 달하고, 잠재고객의 19%가 LG전자 TV를 구매할 의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액정화면표시장치(LCD) 모니터 16%, 광 저장장치(스토리지) 45% 등 IT 관련 품목별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이 선두권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김 지사장은 앞으로 1년 안에 디지털TV 시장이 열리고, 손 안에 TV를 들고다니는 터키인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터키가 신흥 정보가전시장으로 부상할 조짐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LG전자가 현지 연간 마케팅 예산으로 1000만달러를 책정한 데 이어 에어컨 생산법인에 이은 마케팅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중이고, 삼성전자도 지난 1일 마케팅법인을 세웠다.

 또 연간 120만여대씩 노트북 컴퓨터 수요가 발생하는 가운데 웹 마케팅이 본격화하고, 프로축구단으로부터 LG전자 등에 지원 요청이 쇄도하는 등 시장이 꿈틀댄다.

  이스탄불(터키)=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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