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에만 50건 이상의 문의가 쉴 새 없이 들어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허진호) 내에 자리한 ‘휴대폰·ARS 결제 중재센터’. 5평 남짓한 센터에 설치된 4대의 상담전화는 끊임없이 울려대고 있다.
“유무선전화결제 서비스가 디지털콘텐츠를 구매하는 대표적인 소액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최 일선 창구가 바로 이곳입니다.”
중재센터 실무를 담당하는 조용태 과장의 설명이다.
‘휴대폰·ARS 결제 중재센터’는 지난해 9월 유무선전화결제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각종 피해 관련 민원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결제대행(PG)사업자 중심으로 설립한 민간 자율기구다.
민간 자율기관이기는 하지만 민원의 대부분을 해결할 정도로 역할은 크다.
“지난 10개월 동안 약 1만 여 건의 소비자 피해민원이 접수됐고 접수된 민원의 90%인 약 9000여 건은 모두 해결했습니다. 업계의 자율규제 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유무선전화결제를 이용한 거래규모는 1조 원대에 달한다.
특히 유무선전화결제는 이용자의 접근성과 편리성, 소액결제에 따른 낮은 거래위험, 통신요금에 통합 납부하는 후불제 등의 장점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장성장과 더불어 각종 사회적 역기능도 파생되고 있다. 최근 부각된 ‘휴대폰 깡’은 역기능의 대표적 사례다.
중재센터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제일 중요한 사업은 사업자와 이용자가 해결이 불가한 민원에 대해 민원 내용 재검증해 해결방안 제시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결제이용 내역을 조회하고 필요하면 PG사자 CP사의 거래내역도 확인합니다.”
이용자보호를 위한 홍보도 빼놓을 수 없는 업무다. 전화결제서비스로 인한 피해구제 방법 및 절차 안내하는 한편 이용자 가이드라도 만들어 관련업체와 이용자에게 배포하고 있다.
센터의 역할은 관계기관의 정책수행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센터에 접수되는 각종 민원사례와 자료를 DB화하고 민원을 유형화해 사업자와 관련기관에 정기적으로 리포팅합니다. 특히 새로운 수법의 행위들이 나타나면 이에 대한 대처방안까지 함께 제공, 센터의 역할비중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센터는 빠른 민원해결도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 민원의 경우 빠르면 1일 이내, 늦어도 3일 안에는 해결이 가능하다.
“휴대폰 결제는 전체의 61.2%가 자동결제 관련 피해 민원입니다. 이는 이용자들을 경품당첨, 무료콘텐츠 이용 등의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무료로 회원가입을 시킨 뒤 자동결제에 대해 제대로 공지하지 않는게 원인입니다. 주로 음악사이트, 바이러스·악성코드 치료 사이트, 영화 사이트에서 발생합니다”
중재센터는 해당 사이트들이 악성 이벤트로 고객을 유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용자의 입장에서도 이용약관이나 이벤트 내용 등을 꼼꼼히 읽어보면 자동결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반기부터는 단순 중재업무를 벗어나 이용자의 인식을 전환하는 교육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전화결제가 소액으로 이뤄지기는 하지만 이것도 연체되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어 이용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어 센터는 전국의 학교를 대상으로 올바른 전화결제 시용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갈수록 규모가 커져가는 소액결제 시장에서 소비자의 피해 또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면서 “중재센터를 통해 이용자의 피해 민원 해결뿐 아니라 관련 CP들의 자발적인 자율규제 활동을 유도, 올바른 시장 확대와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