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中企도 `PR 1부 리그`로 승격하자

Photo Image

해외 축구 클럽 팀은 1∼6부 리그로 나뉜다. 1부 리그에는 최고의 팀들이 모여 있고 하부 리그는 그야말로 약체 팀들의 차지다. 시즌 동안 하부 리그 팀은 한 단계 높은 리그로 승격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우수한 선수 영입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치밀한 전략 전술 개발은 물론이고 마케팅에도 여념이 없다.

 기업의 홍보 역량을 축구 리그에 비유해 보는 것도 지나친 비약은 아닐 성싶다.

 ‘1부 리그’ 격인 대기업은 광고로는 성에 차지 않은 듯 홍보 분야에 천문학적인 물량공세를 편다. 회사와 총수의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골몰하고 이슈관리에도 막대한 자금을 퍼붓는다. 국내 한 재벌그룹은 홍보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언론계 출신 인사만 20명이 넘는다고 한다. 반면에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홍보 활동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브랜드 파워가 낮은 상황에서 마케팅 예산을 책정할 여력조차 없다. 홍보 조직이나 시스템도 엉성하고 마인드도 부족하다.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 중 홍보만 제대로 해도 매출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곳이 널려 있는데….” 중앙일간지 13년 경력의 기자 출신으로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면서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참 많다.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PR 1부 리그’로 승격하지 못한다는 법이 없지 않은가? 대기업에 비해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홍보의 길’은 없을까?

 중소기업이 ‘PR 상부 리그’로 승격할 수 있는 노하우를 5계명으로 정리해 본다.

 첫째, 홍보의 중요성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를 주문하고 싶다. 제품만 잘 만들면, 서비스만 좋으면 고객이 찾는다는 생각은 지우자. 현대사회는 PR의 시대다.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지 않으면 ‘살아 있는’ 상품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고도 좋은 방편이지만 아무래도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여론매체의 신뢰성 높은 기사로 자연스럽게 알리는 홍보와, 일정 지면이나 방송의 일부를 돈을 지급하고 회사나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의 차이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둘째, 회사 규모나 성격에 걸맞은 홍보 전략을 짜야 한다. 연간 홍보 관련 예산은 얼마로 잡을 것인가? 중·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홍보 활동을 펼칠 것인가, 아니면 단기적인 이벤트성 홍보만 진행할 것인가? 홍보 방향을 회사 대표(CEO)의 명성관리(PI)로 잡을 것인가, 아니면 회사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맞출 것인가?

 홍보를 실행하는지는 그 다음 문제다. PR 전문가가 없는 중소기업에서 체계적인 홍보 전략 수립이 여의치 않겠지만, 최소한 내부적으로 홍보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갖고 있어야 한다.

 셋째, 미디어의 특징이나 기자의 속성을 정확히 파악하라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언론매체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홍보를 할 수 없다. 언론이나 기자 접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한다.

 넷째, 고객층이 연령별·성별 등으로 다양화·세분화하는 추세에 맞춰 타깃 매체 선정에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회사나 제품의 특징에 따라 전문지·월간지·여성지·온라인 매체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게 오히려 효과적이다. 굳이 유력 일간지에만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홍보는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에 비유된다는 점이다. 당장 눈앞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호흡을 길게 하도록 하자. 한두 건의 보도자료나 기사를 통해 매출 상승 효과를 거둘 수도 있지만 꾸준한 투자와 열정이 없이는 홍보의 효험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홍보를 잘하는 기업이 경영도 잘하게 마련이다. 중소기업도 자신감과 열정으로 무장해 미디어와 기자를 이해하고 체계적인 홍보 활동에 나선다면 ‘PR 상부리그’로 승격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성호 오리온커뮤니케이션즈 사장 shkim@orion21.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