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김은종 유비컴 대표이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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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호텔에서 진행된 U-520 신제품 론칭에서 프레젠테이션하고 있는 필자.

④ 최고의 기술회사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다 

 유비컴은 최근에 코스닥 상장사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록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 9월경이면 유비컴의 이름을 코스닥 시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이를 전해 듣고 유비컴의 사정을 아시는 몇몇 분들이 상당히 의아해하시기도 했다. 직접 상장도 가능한 회사가 왜 우회상장이라는 길을 선택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애기다.

 사실 유비컴은 2002년 15억원 매출로 시작해서 이후 50억, 143억, 297억으로 지속 성장했고, 2006년 409억에 이어 올해 600억원대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 순익도 매년 10% 이상씩 꾸준하다. 적자도 한 번 내본 적이 없다. 또 CDMA450 시장에서 검증된 사업 능력을 인정받아 회사 자체의 힘으로 싱가포르 투자사 및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내 유수의 국책은행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들의 의아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유비컴이 직상장을 추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가을 코스닥 직상장을 추진하다가 예비심사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쓰라린 기억이 있다. 사실 유비컴 같은 벤처기업에게 직상장 성공은 금전적인 성취 이상의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 순간 유비컴 가족들의 실망은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 때 필자가 느낀 점이 바로 ‘일반적인 인식의 장벽’이었다. 유비컴은 일반 휴대폰 제조사와는 판이하게 다른 전략으로 신흥 휴대폰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스스로 개척하고, 여기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년째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전혀 다른 유형의 벤처기업이다. 더욱이 단순히 휴대폰 제조·판매라는 기존 틀을 뛰어넘어 해외 주요 통신사업자와 합작 사업마저 전개하고 있는 신개념의 성장기업이다. 필자가 만나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논리적으로는 인정한다.

 하지만 휴대폰회사라는 인식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지리멸렬해버린 기존의 휴대폰업계 현실이 너무나 큰 장벽이었다. 이런 일반적인 인식이 변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인식이 변화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해야할 일이 많은 것이 유비컴의 상황이다.

 CDMA450 사업의 특성상 여러 국가의 사업자를 직접 상대해야 하는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신인도 제고 및 고객사의 신뢰 유지를 위해서는 코스닥 상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상장을 통한 회사의 인지도 상승이 중요한 요소임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기간 베트남 합작사의 경험을 통해 확인되었듯이 CDMA450 시장에서 확보한 신뢰관계로 인해 현지의 여러 파트너로부터 통신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함께 하자는 제안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만큼 CDMA450 국가들은 통신분야에 개발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것이다.

 단순히 CDMA 분야만이 아닌 통신 전반적인 인프라 조성과 서비스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 이들 국가들의 주요 관심사항이다. 이렇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만들어졌을 때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공개 시장을 통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사업의 매우 중요한 성공 요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물론 코스닥 상장 이후 있을 수 있는 회사 운영 상의 불편함을 지적하는 주위 사람들도 많았지만, 지난 5년간 운영해 왔던 투명경영과 최고 기술만을 위한 조직, 최고의 수익을 창출해 내는 기업가 정신으로 회사를 운영하면, 코스닥 상장 전이나 후나 운영 상에는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초심을 지켜가는 것이 어렵다고 하나, 지금껏 그래왔듯 창업 당시 품었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굳건히 유비컴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누군가 이야기했듯 바로 ‘우리가 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이다.

 ejkim@ubiqu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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