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매체에서 부산·인천 등에서 승강기 이용객이 잇따라 갇히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후 업계 종사자로서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다.
승강기는 현대 도시생활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며, 그만큼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다.
승강기는 제품 자체의 안전성과 함께 유지보수, 이용객의 안전한 사용규칙 준수가 삼위일체돼야 사고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승강기는 34만대에 이른다. 선진국 수준의 엘리베이터 운행 대수다. 그러나 질 낮은 보수서비스로 인해 이용객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으며 제품성능이 저하돼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운행성능검사를 위주로 하는 ‘후진국형 보수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형 유지보수서비스는 오작동·갇힘사고·추락사고 등을 예방하도록 승강기 제조사가 유지보수까지 포괄적으로 책임지는 것이다. 이미 유럽 및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서비스 형태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수업을 하려면 5명의 인원만 확보한 뒤 등록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보수업체의 진입장벽이 낮다. 따라서 보수업체들의 과다경쟁은 승강기의 보수품질 저하로 이어져 결국 피해는 이용객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얼마 전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리주체의 자율적 책임관리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법률개정안을 밝힌 바 있다. 개정될 법안내용은 승강기 보수업 등록요건 강화 및 제품안전성을 높이고 부품 인증제도 등을 통해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한다고 한다. 업계 종사자로서 잇따른 사고에 대한 땜질 대응이 아니길 기대해 보겠다.
승강기 사고 원인 중 이용자 과실 및 관리부실은 전체 사고 발생 원인의 71%를 차지한다. 따라서 선진국형 승강기 안전문화를 조성하려면 무엇보다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이용, 관리 수칙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중요하다. 우리 모두에게 승강기 안전관리에 책임을 지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오창석 오티스엘리베이터 서비스사업부 부장 csoh@ot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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