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아베내각이 경제재정 운영의 기본방침을 결정하는 첫 번째 경제재정자문회의를 열어 온실효과 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서머타임제 조기 도입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 정부도 바빠졌다.
서머타임제는 여름의 긴 낮 시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표준시간보다 시각을 한 시간 앞당겨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잠에 들어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에서 생겨난 제도로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처음 채택해 여러 나라로 퍼졌다. 우리나라는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87년과 88년에 한시적으로 시행되다가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해 89년에 폐지됐다.
그러던 중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하반기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절약의 한 방편으로 서머타임의 재도입을 검토하기로 하고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으로부터 연구용역 보고서를 제출받아 검토해 왔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11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에너지관리공단을 통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각각 41.8%, 46.8%, 50.4%의 찬성이 나왔고 32.5%, 31.7%, 30.4%의 반대가 나왔다. 찬성의견은 점차 높아지고 반면에 반대의견은 시간이 흐를수록 낮아지고 있다.
그동안 서머타임제도를 검토해 온 산자부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 이슈만으로는 서머타임제도를 실시하기는 부족할 뿐 아니라 아직 (서머타임제도를) 시행해야 할 만한 여건이 형성돼 있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김영주 산자부 장관도 “현재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따져봐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그동안 서머타임을 부활시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일본은 시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왔다. 이는 한국과 일본의 시차가 없어 한국에서만 서머타임을 실시하면 일본과 거래가 많은 기업 등에서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이 조기실시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발표를 함에 따라 산자부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정책팀·주문정차장,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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