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김병규 아모텍 사장(6·끝)

Photo Image
아모텍의 물류허브가 될 포승공장 착공식. 가운데가 필자다.

(6·끝) 다시 출발점에 서서

 글을 쓰면서 어느 얘기를 할까 고민했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짧지 않은 아모텍만의 역사를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994년 부푼 꿈을 안고 회사를 창업했을 때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패기 하나로 세계 시장을 돌아다니며 어렴풋이나마 영업의 중요성도 알게 됐다. 힘든 IMF 시절을 견디며 겸손함을 배우고, 사업이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리고 칩배리스터의 성공을 통해 소망을 품는다는 것이, 열정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체험했다.

 아모퍼스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모텍의 첫 번째 성공을 보여준 의미있는 제품이었다. 시장이 충분히 성숙되지 못했고, 시장 대부분이 해외라 마케팅이 어려웠던 점이 아쉽지만 우리는 다국적 기업과 경쟁하며 성과를 냈고 사업에 있어서 기술은 기본이며 시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누가 뭐라 해도 칩배리스터는 우리에게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준 사업이다. 칩배리스터와 함께 회사 규모도 키우고, 코스닥에 상장함으로써 대내외 인지도도 확장시킬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외부에서 보는 우리의 객관적인 모습이 기술력과 성장성을 겸비한 회사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게 한 계기가 됐다. 또한 회사 경영의 합리성을 높이고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인식할 수 있었던 기회로도 작용했다.

 내적으로는 초기단계의 글로벌 인프라를 확충한 시기였다. 이미 아시아는 국내시장의 일부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중국 산둥과 칭다오에 현지 생산법인을, 각 주요도시에는 마케팅 사무소를 두어 아시아시장을 개척하고 미국과 유럽에도 사무소를 두어 현지시장을 공략중이다. 또한 세라믹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종류의 안테나, 미래의 에너지 절감형 BLDC 모터 분야에서도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전에 휴대폰 산업과 더불어 발전을 하던 아모텍도 경쟁은 심화되고 이익률은 정체되는 위기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미 이 분야 많은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낙관적인 것만은 아닌게 현실이다.

 그러나 민들레는 화단을 고집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과정을 통해 어떤 환경에서도 우리의 소망과 의지를 실현시킬 수 있는 내부 에너지를 충분히 마련했다. 비즈니스의 상승과 하강은 언제나 있는 것임을 이미 경험을 통해 체득했다. 상승국면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하강국면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면 될 일,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길지 않은 기업경영을 통해 기업은 전적으로 개인이나 소수의 소유물이 아님을 알게 됐다. 오로지 이윤추구나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님을 깨우쳤다. 더더욱 개인의 출세와 영달을 위한 수단이 아님은 분명하다. 이웃과 사회 속에서 작던 크던 그 역할을 고민해야 하고 크게는 국가 발전과 인류 공영에 힘써야 한다고 믿는다.

 이제 우리는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이번엔 더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외부의 어려움은 우리를 좌절시키지 못할 것이다. 필자가 회사를 설립할 때 지녔던 ‘믿음’으로 서서 ‘소망’을 키우고 ‘사랑’의 정신을 나누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며 하나님께서 필자에게 주신 사명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필자의 삶 속에서 어떻게 완성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한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아는 앎이로다(롬 5:3-4)’.

 pkkim@amotech.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