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아날로그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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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는 공히 디지털 세계에서 살고 있다. 집·직장·학교는 물론이고 이동하는 순간에도 디지털 기기들과 끊임없이 접촉한다.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가방을 열어보면 휴대폰을 제외하더라도 MP3플레이어·전자사전·PMP 등 평균 2∼3개의 휴대형 기기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흔한 풍경이 됐다.

 생활의 일부분이 돼버린 디지털 라이프 속에서 소비자는 이제 편리한 제품만을 찾지는 않는다. 디지털 특유의 편리성과 아날로그 감성이 접목된 제품이 인기를 얻는다는 얘기다. 냉장고 광고를 보더라도 과거에는 절전·냉각효과 등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요즘은 예술작품을 떠올릴 법한 고급스러운 디자인, 스타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의 이미지와 감성에 호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본 닌텐도가 출시한 비디오게임기 ‘위’는 소니의 PS3에 비해 뛰어난 사양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감성이 가미된 조작법을 채택해 PS를 압도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 감성을 담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된 것이다.

 MP4플레이어 ‘클릭스’는 ‘터치’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작은 비누’라는 디자인 컨셉트 아래 전체적으로 유선형 디자인이 채택된 제품이다. 디자인이란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기도 하지만 휴대형 기기인만큼 손으로 만지는 경우가 많아 손으로 쥐는 감각이라든지 작동하는 느낌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 인터페이스에서도 더욱 직관적인 디클릭(D-click) 시스템을 적용했다. 제품 전면부의 상하좌우를 직접 눌러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사용하면서도 한층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도록 기획됐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휴대형 기기에 AM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선명한 화질과 자연의 색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분야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하는 것은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술 중심의 하이터치(high-touch)에서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휴먼터치(human-touch)로 흐름이 바뀐 것이다. 이러한 아날로그 감성을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을 때 디지털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기영 레인콤 마케팅 이사 kenny.choe@reig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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