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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제작실력이나 시스템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잘 만들었느냐 못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만드느냐입니다."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 ‘태극천자문’의 사업설명회 참석 차 14일 하루 일정으로 방한한 다카하시 히로시 도에이 애니메이션 사장(63)은 이같은 말로 기획과 창작역량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과의 첫 공동작업에 대해서는 ‘사람의 인연’이 ‘합작의 인연’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4월 14일부터 KBS 1TV에서 방영되는 태극천자문은 51년 역사의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카툰네트웍스와 공동 제작한 ‘파워 퍼프 걸’ 이후 두 번째 해외 합작 프로젝트다.
“아사히 TV 편성국장 시절 2002 한일월드컵에 맞춰 한일합작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는데 양국의 역사 인식차이로 무산된 경험이 있어요. 서운함을 안고 2년 반 전에 도에이 애니메이션 사장 자격으로 관련 업체 50개사와 방한했을 때 KBS의 민영문 PD를 만났고, 민 PD가 합작 애니메이션을 제안해 좋다고 대답했죠.”
다카하시 사장은 처음 민영문 PD로부터 한자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단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자가 나라마다 쓰임이 다르지만 뜻은 통한다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자문화권인 일본에서도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면서 한자보다는 영어로 표기하는 경향이 늘어 어린 세대들은 한자를 잘 쓰지 못하는 것이 현실. 그는 이런 현실에서 태극천자문이 포함하고 있는 에듀테인먼트적인 성격이 일본 현지에서도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한자의 형태 자체가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통한다”며 “태극천자문은 세계시장에서 성공가능성이 있으며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재패니메이션으로 통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역시 순수한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하시 사장은 “재패니메이션 붐은 만화 문화라는 특수한 문화적 배경에 힘입은 것”이라며 “만화의 인기가 사그라지는 현실에서 창작에 집중해야 하며 도에이가 업계 선구자로서 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현재 도에이 애니메이션에서 방영 중인 TV시리즈 물 다섯 편 중 ‘원피스’ 한 편만 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며 나머지 네 편은 순수 창작물이다.
다카하시 사장은 최근의 두 번의 합작이 향후 해외 기업과의 공동 제작을 강화하기 위한 전주곡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현재 도에이 애니메이션은 태극천자문 외에도 디즈니 인터내셔널 재팬과 함께 도에이의 첫 번 째 풀(Full) 3D TV 시리즈물을 제작 중이다.
그는 이제 “애니메이션은 세계 시장을 목표로 제작돼야 한다”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 맞는 기획과 마케팅이 필요한 데 그것을 위해서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이 필연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