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계에는 경영정보시스템(MIS) 위기론이 팽배해 있다.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MIS 전공 대학·대학원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MIS 교수들이 위기를 극복할 묘안을 찾느라고 고심 중이다.
반면에 관련 업무를 하는 현업에서는 필요한 지식을 보유한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무를 하는 현장에서는 직원의 전문성이 떨어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현장에서는 사람이 필요한데 학교에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미국 같은 나라에서 MIS 관련 인력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그간에 많은 인력이 양성됐으나, 지난 세기말에 실제 수요보다 과열됐던 e비즈니스 관련 사업이 한풀 꺾인 후 산업이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즉 인력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상황이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학계에서 일고 있는 MIS 위기론의 원인은 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MIS 관련 학과에 지원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시장에 이미 숙련된 MIS 전문 인력이 과잉 공급돼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충분히 양성되지 못해서 MIS 관련 산업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전문 인력만 충분히 공급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의 발전 가능성은 아직도 충분하다.
최근 MIS 관련 학과 교수들이 위기론을 제기하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MIS 관련 분야는 다른 학과와 달리 학습 내용 변화가 심하며, 따라서 2∼3년이 멀다 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학습해야 하는 것은 이미 대다수 교수가 주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힘들게 강의 준비를 하는 데 비해 지원하는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니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학습 양으로 보면 MIS 분야가 신규 3D업종의 하나로 여겨질 정도다.
해당학과에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으니 이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서 열심히 가르칠 수 없고, 따라서 적당히 가르치다 보니 제대로 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어렵고, 또 제대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은 우리나라에서 MIS 관련 전문교육을 받을 수도, 받고 싶어 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MIS 분야에서 현장의 수요는 충족되고 있지 못하는 반면에 현업의 요구에 맞지 않는 고학력자는 양산돼 구조적인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우리 상황에서 필요한 해결 방안을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업에서 충족되지 못한 전문 인력 수요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교수들끼리 모여서 교육 수요를 조사하거나 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시장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는 좀 더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일단 교수는 현업의 요구를 수용해 학생을 더욱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 교수들은 현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내용을 논하지 말고,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하고, 확인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은 비전을 갖고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있는 MIS 분야에서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정진해야 한다. MIS 분야에서는 여전히 전문성으로 무장된 인력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성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이 분야 종사자들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제대로 교육받은 학생이 사회에 나와서 일할 때 산업이 제대로 육성된다. 또 산업이 제대로 육성되면 교육받은 인력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교수들이 더는 MIS 위기론을 논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김은 한국정보사회진흥원 IT성과관리단장 eunkim@n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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