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 시대 숨은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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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극 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고구려 시조 주몽에서부터 연개소문, 대조영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민족의 긍지를 일깨우고 속을 후련하게 만드는 영웅들이다. 굳이 ‘영웅’을 역사적 인물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아시아의 진주 보아도 영웅이 될 만하다.

이처럼 드러나는 영웅 못지않게 숨어 있는 소박한 영웅도 적지 않다. 해방과 6.25동란으로 피폐해진 한국경제를 끌어올리고 IMF 고비를 넘어, 이제는 선진국과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산업단지의 입주 중소기업과 근로가족도 가히 ‘숨은 영웅들’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이 소박한 영웅들은 부동산 투기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연일 방송매체에 오르내릴 때도 우직하게 기계를 돌리고 제품을 만들어 민족의 밥줄을 지켜왔다. 수출의 반, 전체 제조업 생산의 3분의 1에 기여하고 있는 30개 국가산업단지의 71만명에 이르는 산업단지 가족들은, 그 누구도 이를 자랑하며 우쭐댄 적이 없다.

이 시대의 영웅 만들기의 첫걸음은 산업단지의 중소 입주기업이 원하는 기술과정을 고려해 대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산업단지의 애로기술 연구를 우선 진행하며 입주기업과 근로자의 눈높이에 맞춰진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산업단지 및 입주기업의 가치와 의미를 재평가하고 그들의 위기극복 정신을 재발굴해 교육을 비롯한 사회문화의 각 분야에 반영하는 것은 어떨까. 숨은 영웅들을 위해 무엇보다 이들의 사기를 북돋아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 일반 영웅들 못지않게 젋고 패기 넘치는 우수한 젊은이들이 산업현장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비전을 찾아야 하겠다.

 자라나는 후세를 위해 더 늦기 전에 산업단지 및 입주기업의 가치와 의미를 재평가하고 그들의 장인정신을 재발굴해 교육을 비롯한 사회문화의 각 분야에 반영하는 것은 어떠할까. 붉은 악마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듯이 뜻있는 후세들이 팬클럽을 구성해 산업단지의 산업전사들에게 힘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말이다.

 이길재 <한국산업단지공단 홍보팀 대리> gilbert@e-clus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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