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년 전 삼성전자 휴대폰으로 세계 각국의 물가수준과 구매력을 비교 평가하는 ‘애니콜 지수’를 만든 적이 있다. 이 같은 성격으로 흔히 ‘빅맥 지수’가 인용되곤 했는데 삼성의 휴대폰인 애니콜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애니콜 지수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부각됐다. 물론 지난해 삼성전자와 노키아의 판매량에 격차가 벌어지면서 의미가 희석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애니콜 지수는 여전히 의미 있는 구매력 평가 수단 중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우리나라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 제품이 국제적인 구매력 기준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만큼 해외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애니콜 지수가 만들어진 그해는 IT강국 코리아를 세계에 알린 의미 있는 해이기도 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와이브로(Wibro)가 세계 표준으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뤘고 APEC 정상회의에서는 DMB 등 첨단 IT제품을 선보여 각국 정상들을 놀라게 한 것도 그해였다.
일부 전문가에 의해 지적된 객관성이나 시의성 부족 등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2005년 IMD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지수 중 ‘기술인프라(IT 포함) 부문’에서 미국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여전히 IT강국이라 각인된 이미지는 유효해 보인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거센 도전과 인도 같은 신흥세력의 완력도 만만치 않다.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것은 세계 시장을 주도할 글로벌 브랜드(제품)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이 일은 컨버전스와 융·복합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작금의 화두다. 소비자가 외면하는 상품은 시장에서 곧바로 도태된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또 세상을 변화시킬 메가 트렌드를 읽고 선점하는 일도 중요하다. 선택과 집중이 부각되는 이유다.
애니콜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제2, 제3의 첨단 IT제품이 글로벌 구매력 기준으로 사용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임지수 온라인/탐사기획팀장 j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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