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원형팀

 갑신정변을 클릭하자 정변에 대한 설명과 관련된 인물명이 뜬다. 김옥균의 이름을 선택하자 그가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물론이고 그가 입은 복장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전후좌우에서 볼 수 있다. 그뿐인가? 날짜별 주요사건, 이동통로까지 누군가 갑신정변을 주제로 영화 시나리오를 쓴다면 필요한 기초 지식이 다 담겨 있다.

 이것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의 문화원형팀이 선정하고 여금(대표 유동환)이 제작 중인 ‘고조선에서 근대까지 각종 정변에 대한 디지털 콘텐츠’의 일부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이 콘텐츠는 오는 5월 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com)’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디지털콘텐츠로 만들어진 문화 원형을 제공·유통하는 사이트 ‘문화콘텐츠닷컴’에는 여금의 정변 관련 콘텐츠를 제외하고도 141개의 우리 전통 문화원형과 관련한 디지털콘텐츠가 들어있다. 이 사이트를 관리하는 부서가 콘텐츠진흥원의 문화원형팀이다.

 하지만 사이트를 관리가 문화원형팀이 하는 역할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기헌 문화원형팀장은 “콘텐츠진흥원에서 문화원형팀으로 가면 좌천이란 말이 나돌 정도”라며 업무 강도가 높다고 설명한다.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화 과제 및 수행 업체 선정, 선정 과제의 중간 점검, 예산 집행, 사이트 운영, 검증에 필요한 전문가 섭외까지 다섯 명의 인원이 이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과제를 담당하는 업체가 지방에 있는 경우가 많아 하루 수십통씩 전화하기도 일쑤다. 선정 과제의 중간 점검이 있는 날이면 각계 전문가들과 선정 업체 관계자, 문화원형팀 직원이 모여 5층에 있는 회의실을 하루에서 이틀을 전세내야 한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총 161개의 개발 과제를 선정했고, 이 중 141개의 개발 과제에 담긴 콘텐츠가 현재 문화콘텐츠닷컴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 가운데 독도와 관련된 개발 과제는 학습용 DVD로 만들어져 오는 3월 초·중·고교의 국사 교과의 부교재로 쓰일 예정이다.

 문화원형팀 직원들은 우리 문화 원형이 디지털 콘텐츠화해 보존되고 또 다른 창작의 소재로 쓰이게끔 바탕을 만든 데는 본인들뿐만 아니라 각 과제를 수행한 업체의 노력도 많다고 추켜세운다.

 정변 관련 과제를 수행 중인 여금의 경우 사무실의 반이 전통 건축·복식·역사 관련서적으로 가득 차 있다. 유동환 여금 대표는 “3D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전통 건축 용어를 자연스럽게 말할 정도”로 “디지털화 과정에서 전통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설명한다. 사무실 한켠에는 밤샘 작업 시 이용하는 간이침대가 놓여 있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질시루(소장 윤숙자)는 1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각 지역의 전통 혼례와 음식 및 조리과정을 복원하느라 각고의 고통을 겪었다. 조리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할 때 조명의 열기 때문에 음식 모양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적어도 네 명이 동시에 같은 음식을 만들어 각각 다른 컷을 촬영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배은석 학예연구사는 “동영상 촬영기간만 5개월이 걸렸다”며 “정말 힘들었지만 우리 전통혼례의 의의와 그 음식 문화를 보존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했다”며 복원 과정을 회상했다.

 콘텐츠진흥원의 문화원형팀과 개발을 담당하는 업체들의 우리 문화를 보존하고 재조명하려는 6년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왕의 남자’ ‘황진이’ 등 사극에 등장하는 소재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고, 게임 개발업체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문화콘텐츠닷컴의 2006년 회원 수는 2005년에 비해 10배가 증가했다.

 문화원형팀은 기존의 콘텐츠를 보완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개발 과제를 선정해 문화콘텐츠닷컴을 전통 원형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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