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이희자 루펜리 사장

Photo Image

 “올해 음식물처리기를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알리는 것’이 제 임무이자 목표입니다.”

 이희자 루펜리 사장(53)의 음식물처리기에 대한 애정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각별하다. 제품을 많이 팔아 이윤을 챙기기보다 일단 음식물처리기라는 아직은 생소한 가전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신년을 맞이하는 그녀의 각오다.

 “제품을 한 대 팔 때마다 연간 15조원의 음식쓰레기 처리 비용 절감과 환경 오염 방지에 기여한다는 보람이 남다릅니다. 모든 가정에서 음식물처리기를 냉장고처럼 필수품으로 구매하게 만들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요.”

 2남 1녀를 둔 평범한 주부에서 공격형 사업가로 변신해 제품 개발과 영업에 매진한 지 벌써 8년째,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2003년에 롯데건설 사장 자택을 무작정 찾아가 제품을 소개한 것을 계기로 롯데 모델하우스에 최초로 음식물처리기를 납품하게 됐다”며 “아줌마 특유의 돌파력으로 건설사들을 하나씩 내 편으로 만들었다”고 힘들었던 사업 초기를 회상했다.

 그 결과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빌트인 영업 매출이 무서운 기세로 급신장하면서 지난 2005년 20억원 수준의 매출이 지난해 무려 500억원으로 뛰었다. 일본·캐나다 등지에 대량 수출건까지 줄줄이 이어지면서 올해는 1000억원 매출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외형 매출 신장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손사래를 친다. 열심히 뛰어다니다보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고 우선 음식물처리기의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때마침 저렴한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한 지자체와의 협력도 가시화하고 있어 벌써부터 이 사장의 마음은 바쁘다.

 그녀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음식물처리기가 40만∼60만원으로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며 “지자체 등이 일정 부분 지원만 해준다면 아파트 단지 등에서 아예 음식물 쓰레기통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지난해 ‘발명의 날’ 국무총리상부터 연말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올해의 신지식인상’에 이르기까지 10여개의 수상 내용을 이력에 추가했다. 제품의 우수성이 어느 정도 인정받은 셈이지만 그녀의 음식물처리기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사장실에 놓여있는 간결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보여주며 “빌트인이 아니라 코드만 꽂으면 되는 신개념 제품으로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 옆 제품 전시실은 가정용부터 대형 식당용 제품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이 사장이 쏟은 땀과 노력의 결정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음식물처리기 덕분에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살고 있다”는 이 사장의 좌우명은 “한번 시작한 일은 목숨 걸고 한다”다. 황금돼지의 해, 그녀의 끊임없는 도전이 빚어낼 결과물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