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도 각 지방자치단체의 화두는 역시 첨단업종의 기업 유치였다.
각 지자체는 수도권 또는 타 지역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남발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외지 기업이 주변 환경보다는 투기적인 가치에 더 비중을 두고 본사를 이전했다. 외형적으로는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유치해 놓고 보자’는 식의 지자체들의 전략에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 현지 토종 IT 벤처 기업들이 외지 이주 기업들과는 달리 공장 부지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방에서 창업한 뒤 4∼5년간 기술개발 과정을 거쳐 이제 막 대량생산에 나서려는 토종 기업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공장 부지 확보다. 자본이 풍부해 어느 부지든 깃발만 꽂으면 되는 외지 기업과는 달리 이들에게는 저렴한 공장 부지가 절실하다.
중소 IT기업은 연구개발(R&D)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생산체제에 들어서면 공장을 본사 및 연구소와 분리하게 된다. 생산과 R&D 부문을 분리해 두 부문 모두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다. 지방 기업도 연 매출 100억원 규모가 되면 1500∼2000평 규모의 자체 공장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할 공장 부지는 지역 내 어디에도 없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대규모 업체나 외부로부터 유치해온 업체에 우선적으로 산업단지 부지를 분양하기 때문이다.
지자체 측에서 보면 대형 기업 유치는 외형적으로 매출과 고용이라는 정량적 효과를 내놓기에 가장 적절한 재료라는 점에서 이해는 된다. 지자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생산을 위한 공장 부지를 마련하지 못한 현지 유망 중소 IT제조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땅 투기성 기업들은 유치하고 정작 현지 경제에 도움이 될 유망 IT기업을 놓친다는 것은 고향에서 창업해 성공하고자 했던 CEO들이 가질 배신감을 차치하더라도 지자체에는 커다란 손실이다.
기업 유치도 좋지만 기업의 성장성과 그로 인한 지역 경제 기여도가 감안돼야 한다. 그나마 있는 기업을 내보내는 그동안의 지자체 기업 유치 전략이야말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닌가.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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