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아모텍 김병규 사장 `한국의 무라타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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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텍은 세계 4대 휴대폰 메이커에 자사의 칩 배리스터를 모두 공급하는 데 힘입어 올해 3000만달러 수출 탑을 수상했다.

 지난 2000년 일본의 TDK, 미국의 AVX, 독일의 엡코스 등 대형 부품 3개사와 우리나라의 아모텍 등 4개사는 거의 동시에 칩 배리스터 양산에 들어갔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칩 배리스터는 정전기 등으로 인한 서지 전압을 감지해 반도체와 같은 고가의 부품을 보호하고 오작동을 막는 부품으로 휴대폰에 채택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에릭슨(현 소니에릭슨)·노키아 등에 근접한 엡코스와 모토로라를 고객으로 보유한 AVX가 시장을 주도했다.

국내시장에서도 AVX가 6 대 4로 아모텍을 앞질렀다. 특히 IMF를 바로 전에 겪은 국내 중소기업이 이러한 거대기업에 맞서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김병규 아모텍 사장(51)은 실망하지 않았다. 우선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확고한 고객으로 만들었다. 또 대만·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했다.

때마침 메이저 휴대폰 업체가 휴대폰 생산을 중국·대만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대만·중국 기업은 아모텍 제품을 선호했고 아모텍 칩 배리스터는 속속 채택되기 시작했다. 불과 양산 3년 만인 2003년 아모텍은 TDK·AVX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국내에도 강소기업의 탄생을 알리는 쾌거였다.

김 사장은 “아모텍이 아무리 기술이 있었다 하더라도 삼성전자와 같은 훌륭한 휴대폰 기업이 국내에 없었다면 성공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국내 고객에게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모텍은 칩 배리스터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최대 강자다.

삼성전자·LG전자뿐만 아니라 모토로라·소니에릭슨의 글로벌 파트너이기도 하다. 김 사장이 칩 배리스터 분야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유유산업 연구소장을 하면서 한국산업기술평가원 평가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세라믹 부품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어쩌면 그 때는 무모해 보였던 부품·소재 사업 진출 결정이 이제는 옳았다고 확신한다”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초과학 전공자의 사회진출 터전을 마련하고 부품·소재 분야에 정부가 더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투철한 기업가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기도 하다. 경영철학도 ‘믿음’으로 회사를 세우고 ‘소망(꿈)’을 키워 ‘사랑’을 나눈다는 기독교식 교훈을 삼고 있다.

그는 “감리교회 창시자인 존 웨슬리는 기독교 신자가 지켜야 할 세 가지 규칙을 ‘첫째, 벌 수 있는 대로 벌라, 둘째 모을 수 있는 대로 모으라, 셋째 줄 수 있는 대로 주라’고 했다”며 “회사가 더욱 성장하면 현재보다 더 많은 사회 공헌 기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텍은 새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우선 휴대폰 시장에 한정돼 있던 칩 배리스터 영역을 디스플레이, 자동차, 일반 가전 시장으로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전기 방지 부품의 맹주인 다이오드 시장을 대체해나가는 것이다.

김 사장은 “다이오드를 대체하는 스트롱 배리스터 개발이 완료됐다”며 “가격이 다이오드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앞으로 배리스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배리스터에서 번 돈으로 수년간 투자해온 세라믹 안테나사업, BLDC 모터사업을 본 궤도에 올릴 생각이다.

이미 세라믹 안테나 고객들은 ‘일본에 무라타가 있으면 한국에는 아모텍이 있다’고 인정할 정도다. 세탁기와 자동차에 사용되는 BLDC모터는 미국의 월풀, 하이얼 등에서 승인작업 중이며 2008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규 사장은 “아모텍은 첨단 기초기술·소재기술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월드 퍼스트, 월드 베스트 제품을 출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종합부품소재회사로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규 사장은 누구>

△1956년 9월 생 △1976년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입학 △1980년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석사과정 입학 △1982년 서울대 금속공학과 박사과정 입학 △1983∼1993년 유유 부설연구소 연구소장 △1994 ∼1998년 아모스 대표이사 △1999 ∼ 현재 아모텍 대표이사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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