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가전 업체로서 유통망을 확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제 그 결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통망을 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유러피안 프리미엄 가전 기업을 표방하는 일렉트로룩스 그룹의 한국 지사를 이끄는 박갑정(43) 사장의 새해 포부에는 결연함이 묻어난다.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내로라 하는 생활 가전 기업들이 한국에 들어와 삼성전자·LG전자의 아성에 밀려 고전하는 상황은 일렉트로룩스도 예외가 아닌 까닭이다.
“일렉트로룩스의 전세계 매출은 20조원대이고 임직원만 7만7000명입니다. TV 빼고 모든 백색가전을 취급하는 대형 그룹이지만 한국에서는 청소기가 주력입니다. 세탁기는 지난 2005년부터 국내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표면적인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 하지만 박 사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아직까지 한국 지사 매출이 공개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2003년 1월 공식 지사 출범 이후 꾸준히 매출이 성장해 2005년에는 전년대비 50%,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5%의 매출 증대를 기록했다”고 귀뜸한다.
국내 시장에서 외산 가전의 매출 비중이 5%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일렉트로룩스의 매출 신장은 주목할 만하다. 박 사장은 “프리미엄 청소기 제품을 앞세운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며 “청소기만 월 1만대 이상이 팔려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렉트로룩스가 한국 시장에 연착륙한 배경에는 수입 가전 시장을 훤히 꿰뚫고 있는 박 사장의 경험이 큰 힘이 됐다. 박 사장은 90년대 초반 한샘에서 메이텍·보쉬-지멘스 브랜드 등의 마케팅을 담당한 것을 시작으로 효성물산에서는 유럽 수입가전의 수입·유통·마케팅 담당자를 거쳤고 일렉트로룩스코리아 설립 이전부터 모든 국내 사업을 책임졌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서 외산 가전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타 외산 가전에 비해 일찌감치 유통망 정비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일렉트로룩스 제품은 현재 전국 백화점은 물론 전자랜드를 제외한 할인점·양판점 등 총 550개 유통 대리점에서 판매중”이라며 “2007년에는 매장 내에서 제품 점유율을 높이는 질적 개선 작업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제품 라인업 다양화이다. 이미 청소기는 10만원대 무선 청소기부터 50만∼70만원대 진공청소기, 200만원이 넘는 로봇청소기 등을 고루 판매중이지만 국산 대기업 제품과 경쟁할 만한 전략 상품도 기획 중이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소형 가전 제품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박 사장은 “유려한 디자인과 소비자 편의성을 고려한 무선주전자, 커피메이커, 오븐토스터 등이 벌써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유통 매장에서도 소형 가전은 경쟁력이 있어 올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비상계엄 해제 '숨은 공로'···국회 표결 시스템 관리 직원들도 그날 담벼락 넘었다
-
2
SK하이닉스, 'AI 반도체 패키징' 신사업 추진
-
3
망분리 개선 정책, 'MLS'서 'N²SF'로 간판 바꿨다
-
4
단독현대차, 20년 만에 '新 1톤 트럭' 개발…2027년 생산
-
5
野, 12일 두 번째 尹 탄핵안 발의…“새 내란 사실 추가”
-
6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 2.0' 출시…“AI 에이전트 최적화”
-
7
한동훈 “尹 담화 예상 못해…제명·출당 위한 윤리위 긴급 소집”
-
8
속보尹 “마지막까지 국민과 함께 싸울 것…충정 믿어달라”
-
9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어떤 길도 거침없는 프리미엄 SUV”
-
10
속보尹 “野, 비상계엄이 내란죄라고 광란의 칼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