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통방융합 시대에 맞는 IT839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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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깃발을 들고 2004년부터 추진해온 정보통신부의 IT839 전략이 어느덧 3년을 넘기고 있다. 지난 3년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IT839 전략은 와이브로·HSDPA·DMB 상용화 성과와 함께 IPTV 시장 정착 실패, IT839 관련 시장의 수요예측에서 크게 빗나가고 있다는 비판이 공존하고 있다.

 2007년은 시행 4년차인 IT839 전략이 사실상 마무리되는 해인만큼 정통부도 서비스 시장 활성화와 기술개발 성과의 사업화 연계에 초점을 맞춰 IT산업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세계적인 통신과 방송 융합 서비스 추세에 맞추어 우리나라 IT839 전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적인 트렌드에 맞춰 IT839 전략은 기술개발, 규제완화, 시범서비스, 산·연 기술 개발 협력 부문에서 조정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통·방 융합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첫번째로 IT산업의 중장기적 선도기술 개발 부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통·방 융합서비스 부문 연구개발 확대와 원천 핵심기술을 담당할 조직의 유기적 연대가 필요하다. 융합기술은 그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협업이 요구되는 분야로서 기술적 완성도와 유무선 및 통·방 기술의 유기적 접목이 절실히 요구된다.

 두번째로 규제 완화를 통한 산업 활성화다. 통·방 융합산업은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개발을 전제로 한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따라서 기업의 창의력이 발휘될 수 없는 규제 정책보다는 신규 서비스 진입을 가능케 하고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는 형태로 추진돼야 한다. 현재의 규제 중심적 정책논의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융합산업 분야에서는 미국의 구글·유튜브·스카이프와 같은 창의적인 기업을 국내에서 육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세번째로 통·방 융합 서비스의 조기 국내 정착이다. 통·방 융합산업의 대표적인 논란의 대상인 IPTV 관련 제품 및 기술은 이미 2001년에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가 진행됐다. 세계 최고의 통신 인프라, 벤처기업의 창의적 노력에 따른 결실이었고 현재도 국내 벤처기업은 IPTV 서버와 단말기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 산업적 기반이 미약한 상태에서도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을 통해 이미 기술적 검증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선두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이를 지원해줄 산업적 기반이 필요하다.

 네번째로는 산업 진흥 측면을 고려한 방송통신융합위원회의 기구 개편이다. IT839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통신산업 전담 부서의 정책 연속성이 필요하다. 최근의 사례에서 보듯이 합의제 기구에서는 정책의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다. 현재 정보통신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인 반도체·CDMA·디지털TV·와이브로·DMB 등은 기술개발 초기 단계부터 주무 과장·국장·차관·장관에 이르는 정책 단계에서 많은 논의를 거치며 협의하고, 협의된 정책을 일관되게 집행한 결과 국가 중추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최고 정책 결정이 협의체로 구성된다면 산업진흥 기능이 약화될 것이다. 디지털방송 전송방식에 대한 논란에서 보듯이 일부 사회단체나 기구에 의해 정책의 연속성에 제동이 걸릴 때 사회적 합의와 조정을 거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되고 관련 기업이 고통을 받아야 했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섯번째로 국책 연구기관과 산업계의 연구개발 연계성 강화다. IT839의 상당부분은 국책연구소를 중심으로 전개돼왔다. 연구개발 4년차 단계에서는 기술개발의 성과 중심에서 사업화 단계로 옮겨가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위해서는 IT839에 연계된 중소벤처기업의 실질적 참여가 확대되고 중소벤처기업에 의한 상용 서비스 및 제품화를 통해 시장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IT839 전략은 우리나라 캐시카우가 될 만한 중추적 성장동력이다. 새로운 통·방 융합 시대에 맞춰 정부 초기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IT839 전략 변화로 성공적 결실과 통·방 융합 관련 산업의 발전을 기원하며, 시련이 많았던 통·방 융합산업이 2007년에는 더욱 빛을 발하며 국가 중추 산업으로 발전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지금 이 시간에도 인도·러시아·브라질 등 신흥 개발국가에서 IT839 기술과 제품을 뿌리내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나라 벤처 기업가들의 성공을 기원한다.

◆김태근 유비코드 사장 tkim@ubic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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