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렌즈 전문기업 디오스텍 한부영 사장(42)과의 인터뷰는 커피 한 잔이 테이블에 놓이면서 시작됐다.
까무잡잡한 피부의 한 사장은 종전에 비해 살이 다소 빠진 모습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주저함이 없다. 이 때문에 주위에서 할 말은 하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호·불호가 분명하다. 한 사장은 부산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삼성테크윈·삼성전기 등을 거쳤다.
한 사장이 지난 2002년 말 설립한 회사 역시 4년 만에 급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2003년 2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04년 165억원, 2005년 316억원 등 매년 2배가량 성장했다. 올해 매출액은 435억원으로 렌즈 모듈 분야 1위의 명성을 지켜나갈 전망이다.
디오스텍은 휴대폰 카메라모듈 제작에 필요한 렌즈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기·삼성테크윈 등 16개 카메라모듈 회사에 렌즈를 공급한다.
그는 “내년에는 한 달 평균 600만개 이상의 렌즈를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카메라 모듈의 표준화도 진행 중이어서 매출과 수율이 동시에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렌즈 단가인하에 대해선 적잖게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동일한 수량을 공급하더라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이 같은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원가절감 및 자동화를 꼽았다. 내년 1월 공장 자동화가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어느덧 커피잔은 반쯤 비워졌다. 화제는 디오스텍이 기대를 걸고 있는 블루투스 헤드세트로 넘어갔다. 한 사장의 말이 빨라진다. 자신감과 기대가 교차되는 듯하다.
디오스텍이 생산한 제품은 내년부터 캐나다 아이스킨(I Skin)사를 통해 애플 MP3플레이어 ‘아이팟’ 매장에 출시된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 9월 휴대용 액세서리 업체인 아이러브코리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MP3 블루투스 헤드세트 등 액세서리 생산을 위해 용인공장 증설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사장은 내년 한 해 동안에만 헤드세트 매출이 150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08년에는 블루투스 관련제품에서만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디오스텍이 생산하는 제품은 미 애플의 주요 벤더인 캐나다의 아이스킨에 우선 50만세트가 공급된다. 세계 블루투스 헤드세트 시장은 지난해 3500만대에서 2011년 2억2200만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 사장은 휴대폰용 일반 렌즈에 비해 고부가가치 상품인 디지털 엑스레이(X-ray) 렌즈모듈, 3차원 렌즈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수요처들은 결국 기술 및 품질경쟁력을 갖춘 디오스텍을 찾아오고 있다”며 “국내 1위, 세계 3위의 렌즈 모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규사업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펼쳐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