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가 선보인 지 벌써 10년이 됐다. 정확히 말하면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인 CJ CGV가 설립된 지 10년이다.
1998년 CGV강변을 시작으로 등장한 멀티플렉스는 사람들의 문화생활 패턴을 바꿔 놓았다. 멀티플렉스에 가서 영화도 보고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며 쇼핑도 한다. 단순한 극장이 아닌 신개념 놀이공원으로 자리잡았다.
멀티플렉스는 산업계에도 큰 변혁을 가져왔다. ‘왕의 남자’ ‘괴물’등 1000만명 관객을 돌파한 영화의 탄생도 어찌 보면 멀티플렉스의 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1994년부터 점점 줄어들었던 관객 수는 1998년 반등하기 시작했고, 1인당 영화 관람 편수도 1998년 멀티플렉스 등장 이후 늘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1994년 4800만명, 1997년 4700만명이던 전국 영화 관객 수가 1998년 처음 5000만명을 넘더니 2002년 1억명 돌파, 2005년 1억4500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멀티플렉스 등장이 국내 영화 산업계에 긍정적인 면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소규모 영세 극장 사업자가 줄줄이 도산했고, 흥행성이 부족한 그러나 작품성 있는 영화들은 상업논리에 충실한 멀티플렉스의 위세 앞에 간판을 내려야 했다.
현재 전국 스크린 수는 약 1700개. 2008년에는 22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스크린 수 확대는 역시 멀티플렉스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사자들은 극구 부인하지만 멀티플렉스의 수직계열화 역시 영화산업의 자유 경쟁에 부정적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되는 한 영화의 스크린 점유율을 30% 이내로 제한하자는 법률까지 발의될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시각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단순한 영화관에서 복합적인 놀이공간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점은 멀티플렉스의 공로로 인정해줘야 한다. 또 극장을 수출상품으로 발전시켜 중국과 미국에 진출했거나 계획 중인 점 등도 주목해야 한다.
세간에 퍼져 있는 부정적인 인식들은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이 문화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우리나라 문화 플랫폼의 저변 확대에 더욱 기여할 때만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전경원기자·콘텐츠팀@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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