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실업고 출신 학생에 처음 문호 개방

　과학고 출신 영재들도 들어가기 어려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서남표)에 실업계 고교 출신 학생이 당당히 입학해 화제다.

KAIST는 특성화 실업고인 경기 하남의 한국애니메이션고 컴퓨터 게임 제작과 지승욱군(18·사진)을 신입생으로 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KAIST에 실업고 출신이 입학하기는 지난 95년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일반 전형으로 입학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11년 만에 처음이다.

교수 12명으로 구성된 학생선발위원회는 지군의 학교 성적이나 내신 등에서는 다소 낮은 점수를 매겼으나 지군의 자기소개서와 교사 추천서, 대회 입상 실적, 생활기록부, 동아리 및 봉사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진통을 겪은 끝에 합격을 결정했다.

지군은 지난 8월 ‘3D를 활용한 뮤직박스 스튜디오’로 23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하고 중학교 시절 간단한 컴퓨터 게임을 만들고 게임엔진까지 제작하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지군은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과 창의성, 집중력이 뛰어나 잠재역량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KAIST는 올해 수시 입학생으로 실업고 출신의 지군을 제외한 20여 명의 학생을 잠재력과 가능성 위주로 수시선발했으며, 이들의 학교 수업을 돕기 위해 내년부터 대학원생들에게 조교수당을 주고 개인지도를 하도록 하는 ‘개인가정교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