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한창이다. 새로운 통·방 융합 서비스에 맞춰 규제도 완화하는 추세다.
이른바 미래 TV라고 불리는 IPTV가 국내에서는 방송 통신 간 첨예한 대립, 관련 법·제도 미비로 3년간 표류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KT가 이끄는 C-큐브와 다음컨소시엄이 IPTV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통·방융합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미래시장을 판가름할 핵심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IPTV가 상용화되면 방송·전화·인터넷이 TPS 기반 결합상품으로 등장해 소비자는 세 서비스를 한번에 할인받을 수 있다. 또 고선명 디지털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PVR 장치와 자유롭게 양방향 채널로 볼 수 있는 장점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 96년 IPTV 서비스를 브로드밴드 확산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 서비스로 간주해 유선 통신사업자가 IPTV 사업에 진입하기 쉽도록 통신법규를 개정했다. 이에 따라 2004년부터 슈어웨스트·버라이즌·AT&T 등이 IPTV 서비스를 제공해 내년에는 330만 가입자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지역에서도 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IPTV 관련규제를 매우 낮거나 최소화해 서비스 활성화를 도모하는 추세다.
영국은 2003년 말 5개 통신·방송 기관을 통합해 오프콤을 만들고 IPTV 같은 신규 서비스는 최소한의 규제만 하고 있다. 또 가입자 측면에서 가장 진보한 프랑스는 IPTV 가입자가 이미 170만 가구를 넘어섰고 이탈리아 패스트웹은 9월까지 96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프랑스텔레콤·텔레콤이탈리아·스위솜·BT 등 상당수 유럽 IPTV 사업자가 이미 IPTV 사업을 시작했거나 내년 초 대대적인 상용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렇게 유럽에서도 IPTV 가입자가 급증해 오는 2010년께에는 170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2002년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IPTV 서비스를 통신도 방송도 아닌 제3의 서비스로 규정하고 기존 통신·방송사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IPTV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시장진입을 허용하면서 올해에만 4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IPTV 사업자인 PCCW도 2003년 9월 사업을 개시해 현재 총 110개 이상의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HDTV 도입, 양방향 게임, PVR 등의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65만 가입자를 넘어섰고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45만명 수준인 태국도 올 6월 2개 업체가 IPTV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는 어떠한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디지털 방송과 보완관계를 이루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기관과 각계의 이해관계가 달라 서비스 개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PTV 서비스가 늦어질수록 콘텐츠와 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 같은 연관산업 발전이 늦어지고 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게 된다. 이미 전 세계는 기술·산업·서비스 융합에 따른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따라서 범국가적인 로드맵을 갖고 조속히 통신관련법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제 IPTV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과 기술 융합에 따라 유무선·인터넷·케이블·위성 등에서 시장 구분과 경계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규제 완화와 자율로 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하려는 이용자적 관점과 융합서비스 규제를 최소화해 IPTV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 IPTV 시범서비스를 기점으로 더욱 다양하고 효율적으로 IPTV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통신과 방송의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될 것을 기대한다.
◆임화섭 가온미디어 사장 hslim@kaon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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