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성도인 우한이 ‘광밸리’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과거 삼국지의 주 무대이면서 중원으로 비유됐던 이 지역은 35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고대 도시다.
중국 지도를 바둑판으로 치면 정중앙에 있는 이곳은 비록 내륙이지만 해운의 요지이자 중국 4대 항공 중심지의 하나로 편리한 교통을 자랑한다.
하지만 지난주 취재차 들렀던 이곳은 이제 옛 도시가 아니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신도시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이 지역의 동호신기술개발구가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광밸리’로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의 중관춘, 상하이의 장장개발구, 선전의 하이테크단지, 산씨의 양림과 함께 중국 5대 하이테크단지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광산업 도시로 육성되고 있는 광주와 매우 유사하다. 현재 이곳에는 홍콩·대만 등 600여개의 외국투자기업이 앞다퉈 둥지를 틀고 있다. 일본의 NEC도 이곳에 들어와 있다. 편리한 교통 여건과 투자유치를 위한 중국의 전방위적인 우대정책 등이 한데 어우러져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틀을 갖춰가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 대전과도 아주 가깝게 닮아 있다. 우한에서는 현재 우한대학·화중과기대학·우한이공대학 등 42개 고등교육 기관에서 과학기술 인재가 배출되고 있다. 또 56개 국가급 과학연구소를 비롯해 12개 국가 중점 실험실, 10개 국가 공정기술센터, 700여개의 기술연구개발기구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중국의 과학도시라 불릴 만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대덕특구 소재 기업인 해빛정보가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중국과의 합작이 아닌 단독 법인 형태로 진출하기는 해빛정보가 처음이다. 우한시 정부가 130억원의 공장 설립 비용도 모두 댔다고 한다. 평소 하드웨어 인프라는 투자기업에서 대도록 하는 중국의 기존 관례에 비춰볼 때 파격적인 대우다. 그만큼 해빛정보를 신뢰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한 셈이다.
해빛정보의 이번 중국 진출은 시사점이 크다. 한중의 대표적인 과학기술 도시가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에 머물지 않고 제2, 제3의 해빛정보가 중국에서 빛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한(중국)=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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