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무선 데이터 요금이 30%가량 내려간다. 무선 데이터 요금 인하는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된 비싼 요금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3.5세대 이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방법이 틀렸다. 정부와 여당은 한·미 FTA 협상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민간 사업자의 요금 인하를 결정하고 ‘행정지도’를 했다. 이는 SK텔레콤이 요금을 인가받는 지배적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후발 사업자도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용했다.
정부와 여당은 브리핑에서 “당초 SMS 요금 인하도 고려했지만 부가서비스인 점을 감안해 요금 인가 대상인 무선 데이터 요금 인하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가 민간 사업자의 요금을 인가제를 통해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관리하고 지시한다는 사실을 자인한 꼴이 됐다.
이번 무선 데이터 요금 인하는 지난해 발신자번호표시(CID) 무료화 사례와도 다르다. 그때는 시민단체와 언론, 각 당과 사업자들의 논의 구조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은 당정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당초 20% 인하를 추진하다가 당정 협의를 통해 30% 인하로 결정된 근거도 없다.
올해 국감에서 통신요금이 쟁점화되고 기본료 인하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미리 ‘선수’를 친 느낌도 없지 않다. 정부와 여당은 말로는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안으로는 ‘관리감독’ 규제의 유혹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증거다.
무선 데이터 요금이 비싼 것은 법에 규정된 무선망 개방을 안 하고 독과점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적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통신시장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정치 및 정부의 입김과 규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데이터 요금은 행정지도가 아닌,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려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부가 여당의 ‘한건주의’에 편승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또 통신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관리·감독·통제’의 유혹을 떨치고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의 무게중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IT산업부·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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