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전력IT 표준화를 위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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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산업계는 기존 고유영역을 가진 기술·서비스 등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융·복합화하는 컨버전스 시대로 접어들었다. 컨버전스란 첨단 기술로 무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시장에서 이미 정착된 패러다임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의 다양한 기호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지금까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던 기술들을 접목하는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컨버전스 산업에서는 개별 기술들의 융복합화로 구조가 복잡해지고, 기술 간에 호환성이 결여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호환성·확장성 등을 확보하는 데 표준화는 필수적인 요소다. 이러한 컨버전스는 표준화 영역을 과거 구조·치수·성능 위주에서 통신 프로토콜·모델링·엔지니어링 등으로 확장하도록 해 표준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컨버전스 산업 중 하나가 바로 ‘전력IT 산업’이다.

 전력IT는 기존의 아날로그 기기가 주종인 전력산업에 IT기술을 융합해 실시간 통신으로 운전·제어 및 감시를 가능케 하는 지능화 기기 및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력IT 사업을 위해 정부와 민간은 2011년까지 2800억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전력산업에 IT를 포괄적으로 접목해 효율성을 높여 연간 6000억원 이상의 사회적 이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전력IT 사업’은 전기산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국가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전력수급 안정과 공급능력 확충을 1차 목표로 잡아왔던 우리 전력산업계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연구개발 사업과 발맞춰 올해 초 기술표준원에서는 연구개발과 표준화를 동시 추진하는 ‘전력IT 표준화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표준 선점을 통해 전력IT 사업의 통합성 확보와 조기 상용화 지원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표준화는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위한 필수요소로, 연구개발과 표준화의 동시 추진은 단순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사업화를 위한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개발과 표준화를 동시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호환성’이다. 이러한 호환성의 문제는 이미 컨버전스 산업의 여러 부문에서 많은 갈등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전력IT도 피해가기 어렵다. 이미 ABB·지멘스 등 세계적인 기업도 지능형 차단기 등 신개념의 전력 장비 운용을 위한 통신 프로토콜 표준 선점을 위해 자기들끼리 기술표준 공유를 위한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해 호환성을 확보하고 있다.

 표준화에 대한 국내 전력산업계의 인식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미흡한 수준이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올 6월 전력IT 표준화 포럼이 정식 출범됐는데, 포럼에는 한전을 비롯한 전력산업계의 대·중소기업과 전력IT 연구개발 참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 기술표준원에서는 성공적인 전력IT 표준화 사업 추진을 위해 9월 초 프랑스와 공동 협력을 추진해 6개월마다 양국 표준화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격년으로 열리는 국제고전압대전력학회(CIGRE) 콘퍼런스와 연계해 양국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 미팅을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교류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는데, 여기에도 산업계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아쉬운 점은 전력IT가 전력과 IT의 컨버전스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력산업계의 참여에 비해 아직 IT산업계의 참여가 저조한 부분인데, 이는 전력산업계가 전력IT의 비전을 타 산업에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해결해야 할 숙제일 것이다.

 표준화 사업은 정부 차원의 지원과 더불어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전력IT 관련 업계가 표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바탕 위에서 우리나라 전력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수준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전력IT 표준화에 전력산업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구한다.

최형기 기술표준원 표준기술지원부장 hyeongki@at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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