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IT 강국, 국산DB 만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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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우리는 정보기술(IT) 확산에 따른 급진적 발전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런 정보화는 산업구조 고도화, 국민생활 향상, 자원 및 에너지 절약 등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SW)산업은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이 되고 있다.

 국내 SW산업이 정보통신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후에는 급속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도 ‘IT강국에서 SW강국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SW 분야를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SW산업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자본금 10억원 미만 기업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등 만성적인 영세성은 대표적인 고질병이다. 게다가 저가 입찰과 같은 SW 시장 구조 아래 각 업체는 과당경쟁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특히 MS·오라클 등 소수 글로벌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우리 SW기업의 자생력을 저하시키는 등 SW강국으로 안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장벽이 아직 높은 것이 현실이다.

 국내뿐만 아니다. 내수 시장 대비 수출 비중이 이스라엘 1.4배, 아일랜드 11.6배, 인도 7.1배 등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0.03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국산화와 더불어 해외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은 SW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가장 높으며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데이터베이스(DB) 분야에서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아니 오히려 이 중요한 분야에 대형 글로벌 기업이 국내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보면 더 열악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국내 DB 시장은 오라클·IBM·MS 등 외국계 업체가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대기업·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데이터베이스 기업의 생존을 위한 시장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의 중요도를 볼 때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DB 시장은 향후 성장성을 볼 때 대단히 매력적이다. 한국 DB 시장 규모는 2조5000억원 정도며 일본은 약 5조3000억원, 미국은 24조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중동과 중국 등 떠오르는 신흥 시장을 고려할 때 DB 서비스 시장 규모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또 DB 솔루션 시장은 외화 유출 차단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외국계 대형 IT 기업이 독점하던 기업용 인프라 SW 분야에서 전산시스템에 거의 필수로 도입되는 미들웨어 제품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국내 기업이 2003년부터 줄곧 국내 시장 점유율 수위를 다투고 외산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선 저가로 공급하고 있는 사례를 볼 때 DB 시장도 국산 업체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외화 유출 차단과 함께 국내 시장을 지켜낼 수 있다.

 아직 국내 DB 기업은 그 층이 탄탄하지 못하고 제품 개발 능력이 미흡한 편이지만 특정 제품에 집중하는 개발 마케팅을 펼친다면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현재 일부 업체는 이미 자생력을 갖춰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IT강국에서 SW강국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정부가 추진하는 목표인 국내 SW산업 생산 53조원, 수출 5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선 중견 기업은 시장 확대에 힘쓰고 대형 기업은 국산 DB 개발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 당당히 경쟁할 때 우리의 국력은 배가 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국내 연구소와 벤처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은 전략 SW를 집중 개발하는 한편 R&D체계 강화와 지적 재산보호 정책도 적극 수용해 자체 경쟁력을 견지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식산업의 총아인 SW산업은 선진국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고급 인력이 풍부한 우리나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다.

◇조성갑 현대정보기술 부사장, skcho@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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