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10.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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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필자가 ‘2004 대한민국 기술대전 시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한컴에는 언제나 ‘벤처업계 맏형’이라는 기대감이 담긴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한컴이 개발해 한국 IT산업의 자존심을 세운 ‘아래아한글’은 국가적인 자산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또 토종 오피스 패키지와 리눅스 사업 등 우리 IT기업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시장을 개척해 외산 SW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 속에서 한컴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벤처업계 선두기업으로 든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7월 베타 오픈한 디지털 콘텐츠 신디케이션 서비스인 ‘크레팟(http://www.crepot.com)’도 역시 한컴의 새로운 도전으로 벌써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크레팟은 콘텐츠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계시켜 양질의 콘텐츠 생산자에게는 직접적인 수익까지도 안겨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필자가 대표로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프라임엔터테인먼트와 한컴은 DRM 플랫폼 기술업체 ‘테르텐’에 함께 투자했다. 일본, 홍콩 등 국제간 디지털 콘텐츠 교류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인 크레팟은 단순한 웹서비스 개념에서 탈피해 다양한 콘텐츠 제작과 편집 기능을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 유통에 특화된 플랫폼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필자가 경영을 맡은 최근 4년간 한컴은 연속 흑자를 내며 창사 이래 최대 경영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매출 223억원을 달성해 창립 이래 최대 반기실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600억원이 넘는 자본금 규모와 1억1500만주에 이르는 과도한 발행주식 수는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한컴의 적정 회사 가치를 주가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해 오고 있었다. 이에 프라임그룹과 필자는 심사숙고 끝에 무상감자를 단행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무상감자라고 하면 누적적자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라 안팎으로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두려울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필자가 한컴에 와서 일궈낸 4년간의 연속흑자라는 뚜렷한 성과가 있었고 오피스, 아시아눅스, 씽크프리, 크레팟 등이 이끌어갈 한컴의 미래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었다. 이번 감자가 완료되면 한컴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한컴은 오는 10월 9일 한글날이면 16주년 창립 기념일을 맞이하게 된다. 그 짧지 않은 시간을 돌이켜 보면 비록 실패와 위기는 있었지만 한 번도 멈춰 서 있었던 적이 없었던 한컴의 역사는 감히 말하건대 대한민국 벤처 역사 그 자체다. 무엇을 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왔고 언제나 거대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과거 도전의 역사는 현재에도 동일하며 미래도 이어질 것이다. 필자가 취임하면서 처음 임직원들에게 제시한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를 최단 시간에 이루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필자와 한컴 식구들은 오늘도 전진하고 있다.

 jjb@haan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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