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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설치며 갈고 닦은 연기 보러오세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임직원으로 구성된 극단 ‘성전(星電)’이 30일 경기문화의 전당에서 2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다. 일 많기로 유명한 삼성전자에서 낮에는 일하고, 밤마다 틈틈이 기량을 쌓아온 ‘슈퍼 배우’들이 드디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되는 작품은 김태수 작가의 ‘꽃마차는 달려간다’.
죽음을 앞둔 70대 노인이 살아온 날을 눈물과 회한으로 돌이켜보고 담담하게 죽음을 준비해가는 모습을 담은 수작이다. 특히 극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퇴직 임직원, 협력업체 사원 등 ‘명예 단원’도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연출도 지난 1989년 극단 성전에 입단해 10년간 활동을 하다 1998년에 퇴직한 국윤호씨(38)가 맡았다. 출연진은 연습이 본격화된 두 달전부터 무더위와 졸음과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성전 단원 19년차인 민양기 단장(삼성전자 수원지원센터 차장)은 “공연을 위해 함께 대본을 고쳐 쓰고 무대도구를 만들면서 매일 저녁마다 밤늦도록 연습에 매진했다”며 “무대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가운데 두 글자를 딴 극단 ‘성전’은 지난 1986년 창단된 삼성전자에서 가장 오래된 동호회다. 지금까지 전통극, 현대극, 뮤지컬 등 39차례에 걸친 공연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20주년이면서도 40회 공연이라 더욱 감회가 깊다.
삼성전자에는 이외에도 그룹사운드 동호회 ‘스타워즈’, 사진 동호회 ‘사진 마을’, 꽃꽂이 동호회 ‘꽃사랑’ 등 다양한 동호회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활동하고 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