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난 4일부터 3회에 걸쳐 보도한 ‘정책경쟁에 몸살 앓는 로봇산업’ 제하의 기사에 정보통신부가 해명자료를 냈다. 또 산업자원부 로봇팀과 공동명의로 홈페이지에 반론 기고문을 실었다. 해명자료는 기사가 언급한 중복 사례를 두고 ‘사업 분야는 같지만 내용이 서로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정통부의 해명은 오히려 기사에서 언급한 정책중복의 부작용을 확인해 준 꼴이 됐다. 두 부처의 로봇정책이 부품·플랫폼(몸체) 개발부터 시범사업까지 붕어빵식으로 닮아 있으면서도 내용을 조금씩 달리해 추진하는 것에 대해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할 사람은 없다.
예를 들어 두 부처가 각각 개최하는 경진대회를 보자. 길게는 10년째 치러지는 6개의 경진대회를 통합 운영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게 산자부의 취지다. 이에 정통부가 똑같은 휴머노이드를 등장시켜 똑같은 미로찾기와 경주를 시키면서 ‘리모컨 대신 PC로 조정하므로 중복을 피했다’고 주장한다면, 과연 차별화된 정책일까.
해명에서 언급한 긴밀한 협력과 조정도 현장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정통부는 산자부의 ‘프론티어21’이나 ‘신성장동력 사업’이 있는데도 로봇팔 연구를 독일 연구소와 함께 하기로 전격 합의해 산자부를 놀라게 했다. 실제로 협력·조정된 것은 표준화 등 ‘폼 안 나는’ 사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이라이트는 오늘 나온 정통부·산자부 공동명의의 반론 기고문이다. 반론 기고문에 산자부는 펄쩍 뛰었다. 산자부는 정통부가 본지 기사에 대한 해명이나 반론보도를 함께 하자고 제안한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대신 국정홍보 브리핑에 성장동력사업 성공사례 기고를 하자고 해 동의했는데 그것이 덜컥 반론 기고문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정통부는 실수였다고 ‘또’ 해명했다.
정통부가 주장하는 네트워크 로봇은 사실상 로봇 플랫폼이 서버에서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제공하는 ‘플랫폼-서비스-콘텐츠’ 연동 기술이다. 앞선 IT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부품부터 몸체, 나아가 경진대회와 전시회 등 모든 로봇사업을 독자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부처이기주의와 다를 바 없다. 로봇정책은 앞으로 10년 뒤 우리의 먹거리를 찾는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먹거리, 산업의 먹거리지 부처의 먹거리로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디지털산업부·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톡] 국가AI컴퓨팅센터 '교착'
-
2
[인사] 한국연구재단
-
3
[조현래의 콘텐츠 脈] 〈4〉K콘텐츠 글로벌 확산, 문화 감수성과 콘텐츠 리터러시
-
4
[ET단상] AI 실증의 순환 함정을 넘어, 지속 가능한 진화로
-
5
[부음]신수현 GNS매니지먼트 대표 부친상
-
6
[기고] '투명한 재앙' 물류센터 '비닐 랩' 걷어내야 할 때
-
7
[전문가기고] SMR 특별법 통과, 승부는 '적기 공급'에서 난다
-
8
[부음] 이영재(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운영팀장)씨 별세
-
9
[부음] 최락도(전 국회의원)씨 부인상
-
10
[부음] 주성식(아시아투데이 부국장·전국부장)씨 모친상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