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본부를 아시나요?”
요즘 국내 반도체업계의 화제는 단연 하이닉스다. ‘업계 최고 수준 수익률’ ‘1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낸드플래시 월 출하량 80% 이상 급증’ 등등.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해외매각이니, 채권단 공동관리니 하는 불명예스러운 이야기들은 이제 기억 속에서도 가물가물하다. 아직은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제 반도체업계에서는 하이닉스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불가사본부라는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줄인 말인데, 하이닉스 제조본부를 업계에서는 그렇게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반도체를 맡고 있는 한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최근 3∼4년간의 ‘하이닉스 신화’는 불가사본부가 있어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하이닉스의 거의 모든 팹은 상식을 벗어나는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그 가운데 D램 팹인 M7은 월 생산규모 14만장이라는 대기록을 돌파했다. 하이닉스 부활의 일등 공신인 낸드플래시 팹도 모두 월 10만장을 넘는 획기적인 팹들이다.
하이닉스는 경쟁사들이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불도저(300㎜)로 공사할 때 허리띠를 졸라매며 삽(200㎜)으로 공사 일정을 맞춰가며 살아있음을 과시했고, 불가사본부는 그 과정에서 타 사업부의 ‘격려’라는 물과 거름으로 무럭무럭 자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왔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보너스로는 은연중에 확립된 ‘대·중소기업 협력모델’을 들 수 있다. 하이닉스가 어려웠던 시절, 해외 장비업체들이 외면할 때 국산장비업계는 하이닉스를 믿고 장비를 공급했고, 장비업계는 기술협력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불가사본부는 올해도 ‘불가사 탄 시리즈’를 만들어가고 있다. 분야별로 수율·원가절감·무사고 등 세분해 세계 최초의 불가사의한 기록들을 시리즈로 달성하자는 것으로, 도전만이 살길이라는 불가사본부의 의지를 담고 있다.
‘하이닉스는 메모리가격이 꺾이기 시작하면 부활의 징조도 사라질 우려가 있다.’ 2년 전 재기의 초석을 닦던 하이닉스를 바라보며 일부 전문가가 한 평이다. 그러나 D램 가격 하락·낸드 가격 하락이라는 악재를 모두 넘고 있는 하이닉스는, 그 같은 평을 내린 전문가들을 머쓱하게 하고 있다.
디지털산업부·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시론]AI 인프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자(垓子)를 쌓아라
-
2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3
[기고] 딥시크의 경고…혁신·생태계·인재 부족한 韓
-
4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5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6
[ET단상]국가경쟁력 혁신, 대학연구소 활성화에 달려있다
-
7
[콘텐츠칼럼]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지원 방안
-
8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9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문서기반 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의 마중물
-
10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브랜드 뉴스룸
×